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 해인수녀님의 가을시
이전글 겸손(4) |1|  
다음글 ★ 창에 찔린 예수 화살에 꽃힌 신부 ★ 제3부 13 아마도 25년 전의 오늘? |4|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07 조회수302 추천수4 반대(0) 신고

 

가을 시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 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이 해인수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