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상에서 천국天國의 삶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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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3-11-07 | 조회수318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주님의 초대는 선물이자 과제이다-
"너희는 길이길이 주님을 신뢰하여라.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바위이시다."(이사26,4)
그동안 몇 차례의 피정지도 강의때 서두에 드린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느 피정이든 맨먼저 시작하는 내용입니다. 매일미사에 참석한 분들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내용들입니다.
“삶은 선택입니다. 행복 역시 선택입니다. 여러분은 참 오늘 기막힌 선택을 잘 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새삼 이런 선택 역시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좋은 선택은 결단이자 동시에 은총입니다. 여러분은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가장 아름다운 곳, 수도원에, 가장 아름다운 분, 주님을 만나러 오신 가장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주님의 초대에 응답한 것입니다. 주님의 초대에 응답함으로 참 좋은 선택을 하신 여러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오늘 복음의 큰 잔치 비유에서 보면 세 사람의 경우 바쁘다는 핑계로 주인의 초대에 모두 불응함으로 참 좋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기회는 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인을 주님으로 바꿔 이해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초대는 선물이면서 동시에 응답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참으로 이들이 지혜로웠다면 만사 제쳐놓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주인의 초대의 선물에 응했을 것입니다.
초대를 거절하자 주인은 종에게 이릅니다. 그대로 예수님의 심정을, 하느님의 심정을 반영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열린 구원의 기회요 초대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 교회에 주어진 선교 사명을 상징합니다.
“어서 가서 가난한 이들과 다리저는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자리가 차지 않자 주인은 거듭 종에게 분부합니다. “‘큰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처음에 초대를 받았던 그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아무도 내 잔치 음식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오늘 복음의 큰 잔치 비유는 오늘의 우리를 향합니다. 이 공동의 집인 지구에 태어났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주님의 초대로 태어났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의 선물인지요! 절망이나 자살이 얼마나 하느님을 슬프게 하는 큰 죄인지 깨답게 됩니다. 지상에서의 천국 잔치에 초대받은 귀한 존재들임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이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교회의 세례성사요 성체성사입니다. 주님의 초대에 응답함으로 참으로 지상에서의 천국 삶을 선택하여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은 주님께 초대 받은 선물 인생임을 까맣게 모르고, 참으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바쁘게 무지의 삶을 살다가 허무하게 인생을 마치기도 할 것입니다.
삶은 우연이 아닙니다. 왜 사는가?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초대 받은 선물 인생,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지상에서 천국 삶을 살아보라고, 고해인생이 아닌 축제인생을 살아보라고 주님께 초대 받은 인생임을 알아야 합니다. 한두번 초대가 아니라 날마다 우리를 초대하시는 주님이시고 날마다 초대에 응답해야 합니다.
바로 날마다 주님의 미사잔치의 초대에 응답하여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날마다의 미사잔치가 우리 모두는 우연적 존재가 아닌 초대받은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초대에 선택으로 응답했다 하여 저절로 구원이 아닙니다. 날마다 죽을 때까지 초대에 응답하는 삶이어야 하고 초대받은 사람답게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주님의 초대에 감사하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으로 응답하지 않고, 초대받은 신분임을 까맣게 잊고 세상 일에 빠져 살다 보면 구원은 요원할 것이며 이는 바로 그 당사자의 책임일 것입니다. 이렇게 초대받은 신분임을 잊은 냉담한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세상에서 할 일 다하고, 먹을 것 다 먹고, 놀 것 다 놀고, 만날 것 다 만나고, 볼 것 다 보고 하며 세상 일에 중독되어 바쁘게 살다 보면 주님의 초대에 응답은 끝내 이뤄지지 못할 것이며 급기야 괴물도 되고 폐인도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만사 제쳐 놓고 주님의 초대에 응답할 때 삶의 중심과 질서도 잡히고 비로소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참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니 초대에 응답 하는 자체가 바로 회개의 결정적 기회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의 초대에 선택으로 응답했다 하여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초대는 선물이자 동시에 과제입니다. 평생 날마다 하루하루가 초대요 과제입니다. 그러니 주님께 초대받은 사람답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결코 값싼 은총도, 값싼 구원도, 값싼 평화도 없듯이 결코 값싼 초대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과제를 실천합니까? 고맙게도 오늘 제1독서 로마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을 통해 초대받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알려 줍니다. 사도 바오로의 자신의 체험적 삶에 대한 적나라한 나눔같습니다. 사도의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가열찼는지 감동하게 됩니다. 다음 과제 내용에 여러분 삶을 비춰보시기 바랍니다. 로마서 12장 내용 거의 대부분이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을 위한 규범들입니다.
1.자신에 관하여 마땅히 생각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분수에 넘치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2.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악을 혐오하고 선을 꼭 붙드십시오. 3.형제애로 아끼고 서로 존경하는 일에 먼저 나서십시오. 4.열성이 줄지 않게 하고, 마음이 성령으로 타오르게 하며 주님을 섬기십시오. 5.희망속에 기뻐하고 환난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6.궁핍한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손님 접대에 힘쓰십시오. 7.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저주하지 말고 축복해 주십시오. 8.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 9.서로 뜻을 같이하십시오.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이들과 어울리십시오. 10.스스로 슬기롭다고 여기지 마십시오. 11.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해 줄 뜻을 품으십시오. 12.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평화로이 지내십시오. 13.스스로 복수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하느님의 진노에 맡기십시오. 14.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거든 마실 것을 주십시오. 15.악에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
무려 15개 항목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삶이 얼마나 주 그리스도 예수님과 깊은 일치의 겸손한 삶이었는지 그대로 감지되는, 또 예나 이제나 얼마나 힘든 공동생활인지 깨닫게 하는 구체적 생활지침들입니다. 결코 혼자가 아닌 모두가 더불어 아가페 공동체 삶을 위한 치열한 영성훈련의 내용들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초대받은 사람다운,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이겠습니다. 결코 값싼 초대가 아니라, 분투의 노력으로 응답해야 하는 초대받은 삶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초대받은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 주십니다.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소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어지신 그 얼굴을 우리에게 돌리소서."(시편67,2).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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