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1~14. 왜 내게 알려주지 않았어요 / 기관사와 주교 [연옥 실화/ 막심 퓌상 지음/ 가톨릭출판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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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장병찬 | 작성일2023-11-10 | 조회수171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연옥 실화
서론 – 내세 來世 는 있나 없나 11. 주정꾼의 아내 손댈 수도 없는 한 사람의 주정꾼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여러 가지 의견을 털어 놓고 결론으로 말했다. “세상에 없어도 괜찮은 건 자본가, 경찰, 신부다. 하하하, 신부…. 자네, 상상해 보게. 내가 아내를 얻었을 때 그는 내 머리에다가 매주일 미사 참례를 하고, 금요일에는 소재[금육재 禁肉斎]를 지킨다는 따위의 생각을 일으키게 했거든.” ‘정말인가, 그게?” “정말이지. 그러나 여보게, 그건 오래가지는 않았지. 곧 팽개쳐 버렸어.” 이런 이야기를 하고 몇 잔을 비운 후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런데 이 주정꾼이 집에 돌아오니, 문전에 몇 사람의 순경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상히 여겨 급히 방으로 갔다. 가보니, 아내는 세 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자살하였고, 책상 위에는 다음과 같은 유서가 놓여 있었다. “내가 하느님을 신앙하고 있었을 때는 간난을 참아 견딜 용기가 있었다. 그러나 참혹한 남편은 나를 신심 없는 실망자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는 빈곤을 견딜 수 없게 되었다. 아이들마저 나와 같은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애들과 함께 이승을 떠난다.”
12. 왜 내게 알려주지 않았어요 열 두 살이 된 한 소녀가 크리스마스 때 영세를 하고 첫영성체를 하였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꽃은 깨끗한 채로 예수님께 꺾이어 천국에 들어갔다. 마음 가득히 즐거움을 안고 감은 그 눈은 이제는 다시 이 세상 빛에는 눈뜨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열 여섯 살 난 오빠의 슬픔은 대단했다. 왜냐하면, 그 모친은 신자였지마는 수계 守誡 를 하지 않고 자녀들에게도 종교 교육을 시키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슬퍼하는 것을 본 어머니는 그제서야 자기가 처녀 시절에 들었던 교리를 생각해 내어 그를 위로하였다. “얘야, 그렇게 실망하지 말아라. 나중에 천국에서 귀여운 누이를 만나 그때부터는 언제까지나 영영 함께 있을 테니까.” 이 말을 들은 아들은 이상스런 얼굴을 하고 말했다. “어머니, 뭐라구요? 천국이 어디에요?” 어머니의 신앙은 갑자기 되살아났다. 그리고 성교회의 아름다운 신앙을 상기하고 “사람의 목적은 이 덧없는 세계가 아니다. 우리는 나그네와 같은 것이니, 언젠가는 네 누이처럼 하느님 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된단다”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들은 이 말을 듣고 부르짖었다. “어머니,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때까지 안 들려주셨어요?” 그는 그로부터 성세와 첫영성체 준비를 하였다. 어머니는 다시 처녀 시절과 같은 열심한 신자가 되었다. 이것은 모두가 저 소녀의 아름다운 죽음의 결과였던 것이다.
13. 유명한 세 사람의 말 프랑스의 이름 높은 시인 프랑스와 코페는 <좋은 고통>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 친구 한 사람은 형이상학적 공상에 꽉 차서 불교 비슷한 것을 만들고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그 철학상의 실패를 내게 고백하기를, “나는 10년 동안 애써 철학을 연구하였다. 그러나 이건 모두 공상이요 무익하였다. 얼마 전에 갑자기 내 귀여운 딸이 중병에 걸렸다. 그때 나는 무릎을 꿇고 하늘에 계신 자비로우신 분께 기도하고 그 애를 이 세상에 더 살려 두시도록, 혹은 적어도 내세에서 다시 함께 있게 해주십사 고 진심으로 빌었다.”라고 말했다. 루이 파스퇴르는 ‘인류의 대 은인’이라고 불린다. 그는 세균학을 연구하고 그 예방법을 발견하여 사람의 평균 수명을 33세에서 36세로 연장시킨 사람이다. 어떤 이가 그에게, 그 당시 유행하고 있던 실증론자 實證論者 콩트의 철학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말하기를, “철학의 여러 체계에 대하여 나로서는 의견을 말할 수 없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콩트의 설에 대해서는, 나는 이치에 맞지 않는 몇 페이지를 읽었을 뿐입니다. …나의 철학은 지식이 아니고 마음입니다. 예를 들면, 귀여운 자식의 베갯머리에 서서 숨이 끊어지는 것을 볼 때 나의 사념 思念은 절로 영원한 일에 이끌려 갑니다. 이 괴로운 경우에 심중에 느끼는 위안은 ‘사람의 생명은 현세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라는 일입니다”라고 했다. 18세기 말엽이었다. 볼네 라는 무신론자는 르아브르 항 港 에서 뉴욕까지 고요한 바다를 항해하는 중, 무 신앙의 이야기로 많은 선객을 어이없게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날씨가 돌변하여 폭풍이 일고 배가 위태롭게 되었다. 이때, 볼네 는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 그는 벌벌 떨면서 배 밑바닥에 숨으러 가서, 거기 있던 한 수사를 보고 그와 함께 열심히 묵주의 기도를 바쳤다. 폭풍이 그친 후 선객들은 이 무신심가를 찾아내어 비겁한 그를 비웃었다. 그러자 볼네 는 대답했다 “날씨가 좋을 때까지 무신앙도 좋았는데, 벼락이 떨어질 때는 안 되겠더라.”
14. 기관사와 주교 메르미요드 주교가 어느 날 정거장 플랫폼에서 거닐고 있으니까 곁을 지나가던 기관차의 기관사가 모자를 벗고 인사하였다. 그래서 주교는 “나를 알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집 식구들은 당신 은혜를 대단히 받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안 잊어버립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를 한 후에, 그 기관사가 말했다. “일을 하다 보면 몹시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발과 가슴은 뜨거운 증기로 타고, 등엔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고, 밤낮 없이 무서운 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정신은 쉴 수 없고, 눈은 몹시 피로하고, 폐는 그을음과 먼지로 꽉 차고, 발은 지쳐서 떨리고, 점점 건강을 잃고 있습니다….. ‘이건 무엇 때문인가? 부드러운 융단 위에 편안히 드러누운 게으름뱅이나 하이칼라 여자들을 태우다 주기 위함이다’라고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기관을 터뜨려 버리고 사회에 복수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주교 – “그럼 어째서 그걸 단념하시오? 재판의 선고 때문이오?” 기관사 – “아니, 그땐 나도 목숨이 없을 때죠. … 실은 하느님과 내세를 생각하고 사람은 현세만이 아니라고 마음먹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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