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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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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11 조회수263 추천수2 반대(0) 신고

231111.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루카 16,13)

 
오늘날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교육을 비롯하여 삶의 온 국면이 시장화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교회마저도 시장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돈’이 종교화 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돈’이 우상화 되고 신격화 된 것입니다. 이를 교종 프란치스코의 문헌 <복음의 기쁨>에서는 이렇게 갈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우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고대의 금송아지에 대한 숭배가 돈에 대한 물신주의라는,
그리고 참다운 인간적 목적이 없는 비인간적인 경제 독재라는 새롭고도 무자비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55항)
 
그래서 교종께서는 현대 자본주의의 물신숭배 풍토를 강도 높게 질책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으로 모는, 소위 말하는 “돈의 제국”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돈은 악마의 배설물이다.”(바실리오)라고 말씀하시고, “돈을 신처럼 숭상하는 경제제도는 극도로 높은 소비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연을 착취하고 또 착취하려 한다.”(국제 민중운동 회의, 2014.10.28)고 지적하시며, “사람이 돈을 숭배하면 결국 돈의 노예가 될 것”(이탈리아 협동조합연합 회의)이라고 경고 하셨습니다. “돈에 대한 탐욕의 체계화가 단지 나쁜 것을 넘어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교묘한 독재”(볼리비아 방문)라고 질타하시고, “인간의 생명을 돈과 이윤의 제단에 갖다 바치는 정책을 철폐하고 가난한 자들을 돕는 인간 얼굴을 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추구하라.”(파라과이 방문에서 세계지도자들에게)고 주문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루카 16,13)
 
그런데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루카 16,14). 혹 우리의 속마음도 그러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혹 돈에 지배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말입니다.
 
사실, 돈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돈을 섬기고 있는 우리의 마음이 문제입니다. 만일, 우리의 마음이 돈을 추구하고 있다면, 우리는 주님이신 하느님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선물을 섬기는 우상숭배에 빠진 꼴이 됩니다. 사실, 재물을 섬기는 자들은 재물의 노예로 자신을 스스로 옭아맬 뿐입니다. 결국, “주님을 섬길 것인지, 우상을 섬길 것인지”는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하느님과 재물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는 이유는 주님은 오직 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돈에 매여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매여 있는 존재이며, 소유하는 존재이기에 앞서 소유된 존재입니다. 곧 우리 자신을 관리할 뿐 소유할 수 없듯이, 재물도 관리할 뿐 소유할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도 재물도 모두 그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사실 사람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루카 16,15)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루카 16,13)
 
주님!
당신보다, 제 자신과 재물을 앞세우는 일이 없게 하소서
당신보다, 당신의 선물을 섬기는 우상숭배에 빠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소유하는 존재이기에 앞서, 소유된 존재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재물도 자신도 관리할 뿐, 결코 소유할 수 없음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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