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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3. 약은 집사의 비유 / 상경기[3] / 공관복음[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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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14 조회수157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3. 약은 집사의 비유(마태 6,24; 루카 16,1-13) / 부스러기 복음[108]

 

지금까지 예수님께서는 되찾은 양과 은전, 그리고 아들의 비유를 드시면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따지셨다. 쉬운 말로 훈계하신 거다.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들 때, 그들이 저 이는 죄인들을 받아들여 음식까지 같이 먹는군.” 하고 투덜거리며 당신께 대들었기에.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위선자 행세를 하는 그들에게 회개하라면서 점잖게 말로 꾸짖으신 것이다.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으로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세리들과 죄인들마저 회개하며 당신께 돌아오는 것을 비유를 드시면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당신 자녀들을 찾는 하느님의 기쁨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이런 교육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고자, ‘하느님이냐, 재물이냐를 두고 비유를 드시면서 말씀하셨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지 못한다.”

 

그 유명한 약은 집사의 비유다. 부자는 집사가 자신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불러 따졌다. “자네 이상한 소문이 있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 청산하게. 이제 더는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다짐했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 하니, 어떻게 내 앞가림을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이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들 집으로 맞아들이도록 해야지.”

 

그래서 그는 제 나름의 생활 보장을 마련하고자, 주인에게 빚진 이들을 하나씩 불러서는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그래요, 그럼 당신의 이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고쳐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는 그에게도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당시에는 기름 백 항아리나 밀 백 섬은 아마도 큰 빚이었던 것 같다. 약은 집사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빚진 이들에게 선심을 사고자, 주인의 재산을 임의로 탕감해주었다. 어쩌면 이는 빚진 그들에게는 자선한 것이나 다름없었고, 주인 재산을 빼돌린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주인은 쫓겨나는 처지에서도 자기 앞가림만 하는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다나.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예수님 말씀이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라.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이는 큰일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자는 큰일도 불의하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비록 불의한 일처리도 크게 비판 받을 짓은 아니라나.

 

사실 불의한 재물이라는 표현 뒤에는 정당하든 안하든, 모든 재물이 어떤 면에서는 죄스럽고 불의하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부자가 있으면 빚진 자 있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이 비유에서 집사는 분명 사기꾼 짖을 저질렀다. 그렇지만 그의 행위는 빚진 자에게 나름으로 자선이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의 협잡꾼들이 자기들의 부정한 사업을 능란하게 이끌어 가듯, 당신 제자들도 하느님의 나라를 섬기는 데에는 능숙해지라고 권고하시는 것이다.

 

재물은 세상을 자기의 노예로 만드는 능력을 지닌다. 마음이 가난한 행복한 이의 것을 약탈한 것이기에, 일종의 악일 수도.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부자에게 늘 나눔을 외치셨다. 이 약은 집사가 바로 빚진 자 불러, 비록 남의 것이지만 베풀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영리하게 대처했다면서 빛의 자녀도 본받으라신다. “어떤 종도 두 주인 못 섬긴다. 한쪽 미워하면 다른 쪽 사랑하고, 한쪽 떠받들면 다른 쪽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는 못 섬긴다.”[계속]

 

[참조] 이어서 ‘34. 율법과 하느님 나라(마태 11,7-15; 마르 10,1-12; 루카 16,14-18)’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율법과 예언자들은 옛 계약 또는 구약을 가리키는 데에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집사,재물,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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