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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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11-19 | 조회수592 | 추천수5 | 반대(0) |
뉴욕에 살면서 이러 저런 인연으로 ‘손님’을 맞이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손님이 3명 왔습니다. 한분은 제가 제기동 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있을 때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때가 1997년이니 어느덧 26년 전입니다. 고등학생은 신학교에 들어가서 사제가 되었습니다. 다른 한분은 수도회 사제인데 알고 보니 동창신부님이 있는 본당에서 신학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신부님들과 함께 온 자매님은 20년이 넘게 ‘한국 틴스타’에서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자매님은 세검정 본당에 다니는데 저는 1995년에 세검정 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있었습니다. ‘틴스타’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았는데 손님들과 함께 지내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틴스타 홈페이지에는 틴스타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틴스타는 우리 몸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 변화를 경험적으로 발견하게 함으로써 성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지성적, 영성적인 가치를 전인적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으로 부모의 협조와 담당 교사의 철저한 신뢰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손님들은 뉴욕에서 며칠 머물다가 ‘국제 틴스타’회의가 있는 워싱턴 DC로 갔습니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기준에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은 무엇일까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기도와 실천을 함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리고의 소경은 예수님께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앞서가던 사람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외쳤습니다. 그의 간절함을 예수님께서는 받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다시 보아라. 너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소경은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소경은 기도했고, 실천했습니다. 그의 신분과 능력을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했고, 실천했기에 구원받았습니다. 예전에 엘리베이터의 게시판에서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눈이 오는 추운 겨울에는 소나무와 전나무가 더욱 푸르다.’ 모든 것이 푸르른 여름에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시련의 때, 고난의 때에는 유독 그 푸르름이 돋보이는 나무가 있는 것처럼 주변을 보면 그렇게 자신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앙인은 세상의 흐름에 따라서 흘러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줄 아는 용기와 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흘러가는 삶은 살아지는 것이지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것들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살아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주님은 소경의 간절함을 보시고, 보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보아야 하는 것들은 빠르고 편하고, 쉬운 길만은 아닐 것입니다. 비록 느리고,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주님과 함께 가는 길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믿음이 당신을 살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굳이 당신의 힘과 능력을 내세우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세우신 질서와 법에 따라야 한다고 하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선택과 결정을 전적으로 본인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이유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질서입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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