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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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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22 조회수308 추천수3 반대(0) 신고

231122.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루카 19,13)
 
 
겨울의 길목입니다. 바퀴를 달고 달아나는 가을의 뒷모습이 을씨년스럽고, 길가에 군데군데 몰아다 놓은 가을의 노고, 가을의 땀방울이 쓸쓸합니다. 그런데 잎이 떨어지고 꽃도 떨어지고 나면, 그 나무가 속이 꽉 찬 나무인지 속 텅 빈 나무인지가 훤히 드러나 보입니다. 이 초겨울 우리의 몸을 치장하고 있던 가식과 허영의 옷들을 벗어버리고, 우리의 속내를 들여다보아야 할 때입니다.

오늘 복음인 “미나의 비유”는 본디 ‘하느님 나라’에 관한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 당신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이루어진 ‘히느님 나라’에 대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한 말씀입니다. 곧 ‘하느님 나라’는 선물이요 은총임과 동시에 그에 따른 과업과 소명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선물인 ‘미나’는 주인이이 ‘벌이를 하라고 맡긴 것’(루카 19,13 참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은 돌아오면 그 소명을 실현하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심판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주인의 명령에 불순종해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에서 ‘왕권을 받으러 먼 고장으로 떠난 어떤 귀족’은 예수님의 승천을, ‘다시 돌아옴’은 재림과 종말을 암시해줍니다.
 
이 비유는 겉보기에는 마치 결과에 따라 평가받는 것처럼 보여 지지만, 사실 결과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결실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결심을 많이 맺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결실을 내는 나무’가 되는 데 있습니다. 곧 결실을 통해서 나무의 본질을 보는 데 있습니다. 결국, 어떤 나무가 결실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열매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는 나무’에 대한 비유입니다. 곧 ‘착한 종’은 선물과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믿음으로 성실하여 열매를 맺게 되었지만, ‘악한 종’은 주인에 대해서 “냉혹한 분이어서 가져다놓지 않는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는 것을 거두어 가시는 분”(루카 19,23)으로 여겼기에 결국, 그에 따른 결과를 낳았음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이 비유의 핵심은 ‘주인과 맺는 관계성’에 있습니다. 곧 주인에 대한 믿음과 순명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믿는 이’는 믿음의 열매를 맺을 것이고, ‘불신한 이’는 불신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우리의 마음을 ‘믿음’으로 가꾸어야 하고, 우리의 행실을 ‘순명’으로 채워나가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주인의 ‘선물’을 선으로 활용하고 충실하되, 악용하거나 안정과 보존에만 머물지만도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선물’(미나)을 주신 분에 대한 감사와 믿음을 간직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할 일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에 충실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활동하신 분의 힘을 믿고, 그 힘을 주시는 분을 믿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명령에 실행으로 순명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루카 19,13)

주님!
당신이 주신 믿음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당신이 주신 사랑이 열매를 맺게 하소서.
제 안에서 활동하시는 그 크신 힘에
오늘도 감사할 줄 알게 하소서.
오늘도 제 희망이 아니라 

당신의 희망이 제 안에서 이루어지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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