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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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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25 조회수248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루카 21,34-36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께서 심판주로 다시 오실 ‘종말의 날’이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갑자기 들이닥친다고 하십니다. 당신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과 그 시간이 언제인지는 오직 하느님만 아시니 방심하지 말고 언제나 깨어 기도하며 잘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심판은 내가 방심하는 바로 그 순간, ‘덫’처럼 나를 덮쳐 멸망에 빠뜨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깨어 기도하라’는 말씀은 일상의 삶을 모두 포기하고 두문불출 한 채, 심각한 표정으로 울고불며 기도만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의 삶 전체를 ‘기도’로 만들라는 말씀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그분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하라는 말씀입니다.

 

가족들의 아침 식탁을 준비하는 어머니가 의무감 때문에 억지로, 그 일 자체를 멍에나 족쇄로 여기며 마지못해 식탁을 차리는게 아니라, 그 일 자체에서 기쁨과 보람을 찾는다면, 식사를 하게 될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며 그들의 삶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 한다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그저 귀찮은 ‘일’이 아니라 삶의 참된 의미와 행복을 찾도록 이끄는 살아있는 ‘기도’가 될 것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 아무 생각 없이 혹은 스마트폰이나 보면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버리지 않고,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하루 동안의 삶을 성찰하고 반성한다면, 하느님께서 그 날 하루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그 다음 날 그분 뜻을 따르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잠자리에 든다면 그 5분 남짓한 시간이 그 어느 위대한 성인이 바치는 기도보다 위대한 기도가 될 것입니다. 갑작스레 닥쳐오는 고통과 시련 앞에서 불평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그 안에 숨은 하느님의 뜻과 의도를 찾고자 노력하며 그 시간을 통해 주님께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를 희망한다면, 모두가 기피하고 외면하는 그 고통과 시련마저도 하느님께 바치는 훌륭한 기도가 될 것입니다.

 

기도를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 물러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에라 모르겠다’는 나약함과 나태함이 신앙생활 하는 동안 애써 세운 ‘공든 탑’을 무너뜨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세상이 주는 유한하고 일시적인 기쁨에 취하다 못해 중독되어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주시는 참된 기쁨의 밥상을 외면하는 일이 없게 조심해야 합니다. 머리를 쥐어 싸매고 해봐야 점점 더 커지고 심각해질 뿐인 걱정들 그 자체에 매몰되어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좋은 것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 안에서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지금 당장 하느님의 준엄한 심판대 앞에 서더라도, 기쁘게 자신있게 그분을 만날 수 있도록 사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려운 말로 ‘종말론적인 삶’이라고 하지요. ‘어차피 세상이 곧 망할테니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막 사는건 종말론적인 삶이 아니라 ‘멸망의 지름길’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일이 나에게 기쁨이 되려면 평소에 ‘죽는 연습’을 잘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따르기 위해 내 뜻을 죽이는 연습, 내 욕심과 집착 고집과 편견을 모두 내려놓고 하느님 뜻에 전적으로 따르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훈련이 잘 된 군인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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