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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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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27 조회수186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루카 21,1-4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을 ‘정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면 ‘정성을 기울인다’고 하지요. 반면 정성을 다하지 않고 적당하게 대충 일을 하는 모양은 ‘건성’이라고 합니다.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거기에 자기가 가진 힘을 다 쏟아 붓습니다. 그래서 그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도 후회가 남지 않습니다. 자기 인생을 걸고 최선의 노력을 다 했기에, 그렇게 해도 안되는건 자기의 능력을 벗어난 일임을 알기에 굳이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겁니다.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도, 모든 순간에 온전히 머물렀고, 진실한 모습으로 모든 일을 대했기에 일은 실패했어도 그의 삶은 성공한 것입니다.

 

반면 건성으로 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해도 ‘최선’을 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충분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가 남습니다. 그 일이 자기 능력 범위 안에 있는지 아니면 밖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못했기에 포기도 수용도 제대로 못하고 결과 자체에 집착하게 되는 겁니다. 운좋게 기대한 결과를 얻는다해도, 모든 순간에 후회를 남겼고 진실한 모습으로 살지 못했기에 일을 성공하더라도 그의 삶은 실패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헌금함에 렙톤 두 닢을 넣는 과부의 모습을 보시고 그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고 칭찬하시는 것은 그녀가 하느님께 봉헌함에 있어서 ‘정성’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을 그 누구보다 철저히 실천했기에, 그녀의 용기와 결단을, 사랑의 실천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정성을 칭찬하신 것이지요. 반면, 헌금함에 예물을 넣는 부자들의 모습을 보시고는 그들이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을 뿐이라며, 봉헌을 건성으로 하는 그들의 마음자세를 지적하십니다.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왜 가난한 과부는 가진 게 별로 없어도 봉헌에 정성을 다하고, 부자는 가진게 많은데도 봉헌을 건성으로 할까요? 내 삶의 우선순위를 하느님께 두느냐 아니면 세상에 두느냐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과부는 삶의 우선순위를 하느님께 두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쓸지 복잡하게 생각하기 전에 먼저, 하느님의 몫을 우선적으로 떼어 기꺼이 바쳤습니다. 렙톤 두닢을 다 바치고 나면 당장 일상생활이 안된다는걸 잘 알면서도 그 배고픔과 난처함까지 모두 하느님께 온전히 맡겨 드렸습니다. ‘전 재산’을 하느님께 내어드렸기에, 자기 자신까지 그분께 내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의 모든 것은 다 주님의 것이니, 저를 죽이든 살리든 당신 뜻대로 하십시오’라며 온전한 신뢰와 의탁의 기도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자는 삶의 우선 순위를 세상에 두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 쓸지 자기 계획을 먼저 세운 후, 남는 것을 하느님께 내어드렸습니다. 하느님의 뜻보다 자기 계획과 욕심을 우선적으로 챙겼으며, 거기에 방해가 된다면 하느님이라도 언제든 버릴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나의 마음 자세는 둘 중 어느 쪽입니까?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몫을 먼저, 기꺼이, 기쁘게 내어드리는 ‘과부의 봉헌’입니까? 아니면 나의 욕심과 계획을 먼저 다 채우고 난 후 ‘여유’가 있어야만 뒤늦게,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내어드리는 ‘부자의 봉헌’입니까? 둘 중 어느 쪽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아벨의 제물’일까요?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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