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만두 한 접시 / 따뜻한 하루[2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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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11-30 | 조회수165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한 만두가게 앞, 다 해진 남루한 옷차림에 헝클어진 머리로 서성이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노숙인 같아 보이는 그는 문틈으로 만두를 먹는 손님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손님 한 분이 만두를 다 먹지 못하고 일부 남긴 채 급하게 가게를 떠났습니다. 그를 보고 있던 노숙인은 급히 그 테이블로 뛰어 들어가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그는 손님이 사용하던 젓가락을 손에 쥐고는 행복한 표정으로 만두를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만두가게 주인이 나타나더니 남긴 만두 접시를 빠르게 치워버렸습니다. 그 말라빠진 노숙인은 만두집 주인에게 화를 내거나 항의할 수도 없었습니다. 자신은 이미 이 가게의 손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허탈해하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만두가게 주인이 다시 다가왔습니다. 그 주인의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여러 만두가 담긴 접시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래 이 양반아, 돈은 안 받아도 되니까, 남긴 음식은 먹지 말고 이거 먹어요." 참으로 인정이 훈훈해 장사가 잘 될 것 같은, 만두집 주인의 자선이십니다. 성경에도 갖가지 권고에서 ‘기도와 자선’에 대해 언급합니다(집회 7,10). ‘기도할 때 소심해지지 말고 자선을 베푸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마라.’ 예수님께서도 산상 설교를 하시면서 ‘올바른 자선’에 대해 이르십니다(마태 6,3-4).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다 갚아 주실 것이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은 눈도, 지성도 아니거니와 오로지 ‘마음’뿐이랍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만두 한 접시라도 그 안에 사랑이 담겨진다면 세상은 보다 더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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