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30.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8)
오늘은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안드레아는 공관복음에 따르면, “사람 낚는 어부”(마르 1,17;마태 4,19)가 되리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형인 베드로와 함께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의 뒤를 따랐습니다. 특히 <마르코복음>에서는 열병으로 누워 있는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주는 장면에서 등장하며(마르 1,29-30), 예수님께서 성전파괴를 예언하셨을 때에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느냐며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마르 13,3-4).
<요한복음>에서는 그가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가 예수님께서 부르신 첫 번째의 제자가 되었으며(요한 1,35-40), 형인 시몬 베드로에게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소개하면서 그를 예수님께로 인도한 첫 번째 선교사가 되었습니다(요한 1,40-42). 또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실 때에는 한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드렸고(요한 6,8-9),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는 예수님을 만나 뵈러 온 그리스인들을 예수님께 소개하기도 합니다(요한 12,20-22).
한편, 초기의 동방교회의 전승에 따르면, 안드레아 사도는 “맨 처음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프로포클레토스)으로 불립니다. 그는 흑해 주변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하였으며, 그리스의 아카이아 지역인 ‘파트라이’에서 순교하였는고, X자 형태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그의 성화나 성상에는 X자 형의 십자가와 함께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 스코틀랜드의 국기에 새겨진 X자는 그 나라의 수호성인인 안드레아를 상징합니다.
그의 유해는 베드로 대성전에 모셔져 오다가, 1964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서 그리스 정교와의 화해의 표시로 그의 순교지인 ‘파트라이’에 모셔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8)라고 말씀하시고 안드레아는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마태 4,20).
그런데 ‘고기를 낚는 어부’와 ‘사람을 낚는 어부’는 어떻게 다를까요? 그것은 ‘고기를 낚는 어부’는 살아있는 고기를 죽이기 위해 잡아들인다면, ‘사람을 낚는 신령한 어부’는 죄로 죽은 영혼들을 생명으로 인도하기 위해 잡아들인다는 점입니다. 또 ‘고기를 낚는 어부’는 고기를 골라서 낚아 올리지만 사람을 낚는 신령한 어부는 고기가 좋든 나쁘던, 곧 전교대상이 선하든 악하든 간에 낚아 올린다는 점입입니다. 그리고 ‘고기를 낚는 어부’는 자신의 그물을 치지만, ‘사람을 낚는 신령한 어부’는 성령의 그물을 칩니다. 곧 자신의 방식으로 그물을 치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가라는 데로 가며 그물을 던지라는 쪽으로 던지고, 그분이 명령하는 방식으로 그물을 치는 데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해타산의 머뭇거림이 전혀 없는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온전한 응답이 요구됩니다. 그러니 우리도 안드레아 사도가 예수님께서 머무르는 곳에서 밤을 묵어가며 양성을 받았듯이, 먼저 그분과 함께 머물며 ‘그분 안에서 양성을 받는 제자’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8)
주님!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소서
내가 만든 그물이 아니라 성령의 그물을 치게 하소서.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위험하더라도 깊은 곳, 당신이 원하신 곳에 그물을 치게 하소서.
내 자신의 먹이로가 아니라 그들을 살리기 위한 사랑의 그물을 치게 하소서.
내 입맛에 맞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주신 모두를 거두어들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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