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01.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아야”(루카 21,31)
오늘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통해, 세상의 종말과 하느님께서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십니다. 곧 무화과나무에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을 알 수 있듯이(루카 21,30), 세상의 사건들을 통해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아야”(루카 21,31) 한다고 깨우쳐 주십니다.
시대의 징표를 깨닫는다는 것은 단순히 비가 올지 혹은 안 올지, 추울지 혹은 더울지를 감지해내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징표를 통해 ‘하느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진정 깨닫는다면, 세상을 달리 보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마음’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곧 ‘하느님의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모든 사건을 바라보고, 모든 사건들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이미 이 세상에 당신의 나라를 펼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그러니, 하느님 나라는 먼 미래에나 혹은 이 세상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서는 언젠가 먼 미래에 오시는 분이 아니라, ‘이미’ 오셨고, ‘지금 여기’에 와 계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미’ 오신 주님을 모르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아니한 까닭일 것입니다. 우리가 완고한 까닭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을 이미 받았음을 보는 것이야말로 정말 위대한 발견이 될 것입니다.”
사실, 그 발견은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그것이 우리를 발견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것은 “베풀어진 하느님의 선물”이 먼저 우리를 발견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하느님께 무엇을 청한다는 것은 그것을 주시도록 하느님을 설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주신 그분의 선물을 알아차리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맛보기 시작한 그 무엇을 청할 수 있을 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당신의 사랑이 먼저 우리에게 베풀어졌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오늘, 이토록 하느님께서는 먼저 베풀어진 당신의 사랑으로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십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루카 21,33)
주님!
제 영혼이 당신의 자리이오니, 말씀을 이루소서.
당신께 승복하게 하시고, 말씀으로 활기차게 하소서.
저에게 뿌리신 말씀이 자라나 열매를 맺게 하시고
당신의 말씀이 저에게서 사라지지지 않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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