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기다림은 그리움에서 / 대림 제1주일 나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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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12-03 | 조회수195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기다림은 그리움에서 / 대림 제1주일 나해(마르 13,33-37) ‘나해’ 대림 시기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 하느님의 새해인 셈이다. 저승과 이승이 그분 안에선 아무것도 아님을 느끼는 시기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분을 기다리면서 세상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한다면, 분명 잘못된 일이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예수님 재림을 일 년 내내 기다렸단다.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당장이라도 오실 줄 알았다나. 그렇게 그들은 그분 기다림과 함께 죽어 갔다. 그리하여 재림 준비는 그대로 죽음의 준비가 되었다. 아무튼 초대 교회의 신자들은 죽음을 끝이라 생각지 않았고, 단지 오실 그분을 ‘먼저 가 만나는 것’으로 해석했다. 저승으로 건너가는 다리로 봤던 것이다. 우리도 그래야만 한다. 그렇게 대림을 준비하자.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맞자. 이것이 대림 시기의 교훈이다. 오늘 그 준비로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어라.”고 신신당부하신다. 당신께서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니 마치 ‘부지런한 문지기’처럼 살라신다. 그러니 그 기다림의 삶을 사는지 살피자. 매일의 기도와 선행을 점검하자. 기다림의 신앙생활은 기쁨으로 바뀌니까. 시련과 고통을 만나도 쉽게 하느님을 향하니까. 금년 대림도 ‘기쁨의 신앙생활’을 체험하며 지내보자. 어제 연중 마지막 날을 준비하는 우리에게도, 예수님께서는 ‘깨어 있어라’(루카 21,34-36)라면서,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대림 시기를 지내면서 그리스도인의 종말론적이고 완성된 삶을 준비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성탄절에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하고, 또 이 세상 끝 날에 그분을 잘 맞이하도록 준비하는 거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진정한 평화와 구원을 얻을 수 없다. 예수님 오심을 기다리면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영적 자세는 감사하는 마음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시지 않고 구원하시려고 늘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숨어 오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던 것처럼, 오늘날 가장 보잘것없는 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실게다. 그분께서는 우리 삶 속에, 우리의 집 문지방 앞에, 우리가 사는 세상과 역사 속에 오시어 함께하신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저잣거리 모퉁이에서 굶주리는 모습으로 구걸하시고, 한여름 뙤약볕아래 물 한 모금 얻으려 타다 만 손바닥 드러내시며 부탁하신다. 헐벗은 나그네처럼 마치 심한 중병에 지친 몸으로 우리를 부르신다. 약한 자를 구하려다 강자의 위선에 고발당해 지금 감옥에 잡혀계신다. 이런 그분을 알아볼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자세는, 우리가 범한 잘못을 인정하는 죄인마냥 마음으로부터 솟구치는 겸손이다. 한 해 내내 흔들리며 살아온 우리는, 구세주 오심을 기쁨과 희망 속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갖자. 예수님께서 어떻게 우리에게 오시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묵상하면서. 그저 성탄이라는 성대한 미사를 지내는 것만이, 그분께서 우리 안에 오시는 것은 아니리라. 해마다 이 대림 시기를 차분히 보내면서 기다림을 반복하는 이유를 새기자. ‘기다림’은 다른 말로 ‘그리움’이라 표현할 게다. 무엇인가가 그립기에 기다리는 것이리라.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 강생의 사건은 당신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신 신비스러운 사건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그리움은 하느님을 닮은 나, 때 묻지 않은 본래의 순결하고 맑은 나, 온전하고 충만한 나를 향한 바람일 게다. 따라서 이 대림의 때에 우리의 진정한 그리움의 목적지를 발견하고자, 그분 은총인 순수하고 완전한 나 찾으려 길 떠나보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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