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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고난회 김준수 신부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루카 1, 26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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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승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07 조회수192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성모님은 바로 모든 인간의 어제(=원죄 없이 잉태되심)의 모습이자 내일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성모 승천) 모델이며 본본기입니다. 성모님은 지금은 잃어버린 본래의 인간 그리고 내일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고 누릴 상태를 앞당겨 비추어 줍니다. 그렇게 본래 면목을 회복하고 되어야 할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지금이라는 현재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비춰 보여 주시는 분이 바로 어머니 마리아입니다. 이보다 더 완전하고 투명한 거울이 없습니다. 1854년 비오 9세 교종께서 회칙 「형언할 수 없으신 하느님」을 통하여 <성모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셨습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신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보존되셨다.』(DS 2803)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악마의 유혹에 굴복했던 첫 인간 아담과 하와는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손상하였으며 오염되었습니다. 반대로 마리아는 악마를 통해서도, 세속을 통해서도, 자기 자신을 통해서도 결코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그녀의 순수성도 잃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성모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무염시태)이라고 선언할 때 말하는 의미입니다. 즉 성모님은 우리의 과거의 모습, 인간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고 온전히 보존하신 분이시며, 성모를 통해서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무죄함’에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모님과 같은 아주 특별한 은총을 잉태되는 순간 누리지 못하지만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그리고 성사 생활을 충실히 살아갈 때 우리 또한 흠 없는 영혼으로 주님 앞에 설 수 있다는 희망에 찬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성경은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교부들은 그리스도를 이해하고 선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마리아의 탁월한 신앙과 성덕을 인식하였습니다. 유스티노 성인은 하와의 불순명과 마리아의 순명을 대조하면서 마리아의 순명과 믿음이 이루어 낸 구원 업적을 인식하였으며, 이레네오 성인은 이러한 입장을 받아들여 마리아를 그리스도 구원의 협력자로 찬양하였습니다. 오리게네스 교부는 제자들이 모두 도망친 것에 비해 십자가 곁에 남아 계셨던 마리아에게서 신앙의 용기를 보았으며, 마리아의 노래(=성모의 노래)에서 드러난 겸손, 가난, 신앙의 충만함, 영적 인식, 하느님의 신비적 계시를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자세 등의 덕을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원죄 없으신 잉태교리를 확인하듯 루르드의 성모 발현이 1858년 일어났었습니다.


사실 마리아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신 것은 분명 성모님의 뜻이 아닙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이미 마리아를 당신 아드님께서 잉태할 어머니로 택하셨을지 모르지만, 마리아 본인도 처음에는 천사의 인사말과 잉태 예고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님 뜻에 의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마리아께서는 이런 놀라운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기꺼이 신앙의 순종과 겸손으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1,38)고 수용하셨습니다. 사실 어머니 마리아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자신이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지구라는 행성에 그것도 분단된 대한민국에, 예전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지금 태어난 것도 우리의 뜻이 아니었으며, 다른 부모가 아닌 제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 어찌 우리의 뜻이었을까요. 사실 지금보다 좀 더 잘 생기고 똑똑한 제가 아니라 지금의 저로 태어난 것이 제 뜻이 아니었습니다. 넓고 깊은 면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이 어머니 마리아처럼 다 하느님 뜻이었고 제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물론 원죄라는 인류 공동체의 가족이 함께 공유할 유산을 함께 짊어지고 태어났지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물과 성령의 세례를 받고’, 어머니 마리아처럼 죄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영혼으로 하느님 앞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독서 에페소서는 이렇게 형언할 수 없는 은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1,4~5)

오늘 원죄 없이 잉태되신 어머니 마리아의 축일을 지내면서,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맙시다. 물론 원죄없이 잉태되신 것은 어머니 마리아께서 받으신 특은特恩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예수의 어머니로서 살아야 할 하느님의 초대이기도 합니다. 즉 원죄 없이 잉태되신 어머니께서는 당신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세상에 태어나신 순간부터 십자가에 돌아가신 순간까지 모든 삶의 모든 면을 아드님이신 예수님과 함께하시면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라는 말씀을 실천하셨고, 이런 삶의 여정을 통해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며 사셨던 것입니다. 특별한 은총에 상응한 존재와 삶을 살아가시기 위해서 어머니께서는 남보다 더한 고통과 고난의 여정을 사셨던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가시기 위해서 어머니께서는 예수님을 잉태하신 처음 순간부터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에 보물을 담듯이 예수를 받아 담으셨고 예수의 어머니가 되셨고, 어머니 마리아는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길을 함께 가셨습니다. 세례를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어머니 마리아처럼 원죄의 물듦에서 벗어난 은총을 받고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는 어머니 마리아처럼 아주 특별한 은총을 받은 것이지만 동시에 하느님의 초대이기도 합니다. 어머니 마리아처럼 자기 삶의 여정을 통해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하고 응답하는 삶을 살도록 초대받은 것입니다. 어떻게 응답하느냐는 각자의 몫이지만 받은 은총에 상응하는 삶을 살 때 비로소 자신의 영혼이 어머니 마리아처럼 원죄에 물들지 않은 영혼이 되어 ‘말씀’으로 말미암아 살고, ‘말씀’과 하나 되는 존재가 되리라 봅니다. 오늘도 우리를 선택하시고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응답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싶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나이다.”(복음환호성)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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