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오늘의 묵상 (사제 정천 사도 요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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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12-11 | 조회수121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오늘의 묵상 (사제 정천 사도 요한)
기적 이야기에서 설화적 긴장은, 보통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가 예수님께 다가와 치유를 청할 때 생깁니다. 질병이 이야기 안에서 해결되어야 할 어려움인 셈입니다. 독자들은 ‘예수님께서 과연 그 환자의 병을 고쳐 주실 것인가?’ 또는 ‘예수님께서 그 병을 고쳐 주실 능력을 지니고 계시는가?’ 하는 긴장 속에서 이어지는 장면을 기대하며 지켜보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기적 이야기에서는 질병 말고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고 하였는데 군중 때문에 그를 안으로 들일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정황상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십니다. 그분을 보려고 군중이 몰려들어 집 안팎에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군중은 마치 중풍 병자와 예수님 사이를 갈라놓는 커다란 장벽처럼 보입니다. 그것을 넘어서지 못하면 병자는 치유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 것입니다. 중풍 병자를 데려온 이들은 이러한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묘안을 생각해 내어 그가 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애써 줍니다. “지붕으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보냈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중풍 병자를 예수님 앞에 데려다 놓겠다는 그들의 강한 의지에 참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중풍 병자의 딱한 사정을 마치 자기 일처럼 여길 줄 아는 뛰어난 공감 능력을 지녔습니다. 남의 집 지붕에 올라가 함부로 기와를 벗겨 내는 일이 오지랖 넓은 행동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한 이들, 그의 진정한 이웃이 되어 준 사람들은 그런 곱지 않은 시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 병자에게 구원을 안겨 주실 분을 만나게 하여 줄 수 있다면 말입니다. 자기 일만 생각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요즘 시대에, 우리는 이웃의 어려움에 공감할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까? 부 족하다고 여겨지면 그러한 능력을 키워 나갑시다. 이웃 사랑의 실천은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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