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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2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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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15 조회수229 추천수4 반대(0) 신고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마태 11,16-19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자신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려고 하는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계속해서 잘못된 길을 걷는 이들을 장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에 빗대어 비판하십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라며 상대방을 탓할 뿐 정작 구원받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경에 예언된 ‘메시아’가 얼른 오셔서 자기들을 구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이끄는 구원이라는건 하느님 편에서 일방적으로 끌고 가시는 일이 아니지요. 우리를 구원으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순명과 실천으로 응답해야만 구원이라는 결실을 맺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를 선포하며, 우리를 죄짓게 만드는 욕심과 집착을 끊어버리기 위해 극기와 고행을 실천하라고 권고하는 요한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며 벌받는게 두려워 억지로 마지못해 지키는 율법의 굴레에서 벗어나 본인의 의지로,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라고 권고하시는 예수님의 말씀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저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짓고’하는 세상의 일에만 신경을 쓰면서, 그런 자기 모습을 합리화하기 위해 요한은 ‘마귀가 들렸다’고 비난하고, 예수님은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비난합니다. 누군가가 선포하는 메시지가 당연히 따라야 할 올바른 원칙임을 잘 알면서도 그것을 따르고 싶지 않을 때, 그 메시지를 전한 메신저를 비난하며 깎아내리는 전형적인 악인들의 수법이지요.

 

그런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있습니다. 철저한 성찰과 회개를 위해 고해성사를 자주 보시라고 하면 ‘이 정도 죄도 안짓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따집니다. 같은 신앙을 지닌 형제 자매들과 같이 어울리고 함께 지내며 신앙의 기쁨을 누리시라고 하면 ‘먹고 살기도 바쁜데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역정을 냅니다.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다른 교우분들을 닮아가자고 하면 그러지 못한 분들을 찾아내어 손가락질하며 ‘성당 다닌다는 사람이 어쩜 저러냐’며 비난의 화살을 돌립니다. 성당에 열심히 들락날락 하긴 하는데 정작 삶은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으로 변화되지 않는 전형적인 ‘발바닥 신자’의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리스도인답게 예수님의 제자답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고 싶다면 주님을 따르는 일이 행복임을 믿고 또 원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하느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통해 회개를 선포하신 것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며 우리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죄에서 하느님께로 돌아서는 ‘회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신 것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실천해서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그분 자녀인 우리에게, 그리고 그런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느님께도 가장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면 오늘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입을 통해 발설된 하느님의 탄식에 가슴이 꿰찔리듯 아프고 정신이 번쩍 들 겁니다. 

 

"아,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이사 48,18)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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