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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연을 맞는 조연의 탄생 예고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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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19 조회수15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연을 맞는 조연의 탄생 예고 /1219[성탄 6일전](루카 1,5-25)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첫 번째 사건이다. 주연이 등장하기 전, 조연의 바람잡이는 어쩌면 필수니까. 사실 복음에서 예수님의 등장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가장 큰 기쁜 소식이다. 그러니 조연의 등장도 하느님의 지상 순례에서 필수다. 그의 역할은 주님의 길을 마련하고자 선구자로 파견된 예언자다. 그의 탄생 예고는 주님의 성소에서 사제 직무중인 즈카르야에게 천사의 귀띔으로 시작된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요한의 부모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들 부부는 의롭게 사는 우리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 하는 의문을 안고 살았을 게다. 날마다 기도하면서 아이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늙어 아이를 낳을 수없는 나이에 이르렀다. 그런데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나이였었을 때 믿을 수없는 일, 그토록 기다린 아들을 곧 가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 부부를 통해 이스라엘 구원의 역사를 준비하는 하느님의 계획이 드러난다. 온갖 치욕에서도 의로움을 잃지 않고 충실하게 살았던 그들 부부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즈카르야는 천사의 모습을 보자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천사의 음성은 뚜렷했다. 순간 그는 아내를 떠올렸다. 나이를 봐서라도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여자이다. 그래서 말을 더듬는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가 있는지요? 저와 제 아내는 이미 나이가 많아도 한참이나.”

 

이에 가브리엘 천사는 그를 질책한다. 그러고는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러준다. 순간 즈카르야는 입안에 경련을 느끼면서 깨닫는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임을 직감하게 된 거다. 말은 잃었지만 깨달음의 은총을 얻었다. 그 아들이 세례자 요한이다. 아버지 희생으로 탄생한 이다. 아마도 즈카르야는 이 고통을 요한을 낳을 때까지 참고 또 참았으리라.

 

너도 기뻐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하리라. 그는 주님 앞에서 큰 인물로,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를 하느님께로 돌아오게 할 게다. 이렇게 그는 먼저 와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온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그렇게 요한의 사명은 하느님 백성이 주님을 맞아들이는 데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천사는 침묵중에서 아들의 탄생을 기쁘게 기다리라고 일렀다.

 

우리네 삶에도 하느님 계획이 스며있다. 비록 우리가 지금 그 삶을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내셨기에 반드시 우리 삶을 이끄시고 섭리하시리라. 중요한 건 어떤 상황과 누구의 말에도 흔들림 없이 하느님 뜻을 묵묵히 실천하며 성실히 사는 거다. 어느 날 문득 우리 삶을 돌아볼 때, 마치 수많은 시간들 안에 온통 하느님의 은총이 있었음을 깨달을 테니까.

 

이로써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역사에 관여하실 때, 마음의 준비를 요구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벌하실 때에도 최소한의 응답을 바라시고, 은총을 내리실 때에도 준비를 바라신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는 주님을 맞는 준비에 대해 알려 준다. 바로 기도와 회개의 삶으로 돌아가는 거다. 충실히 신앙의 삶을 산 이들에게는 반드시 그날이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주여느조연,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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