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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부름에 응답한 마리아의 순명 /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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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20 조회수147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부름에 응답한 마리아의 순명 / 1220[성탄 5일전](루카 1,26-38)

 

여섯째 달,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나자렛으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 요셉과 약혼한 처녀를 찾게 하셨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란 뜻이 마리아라나. 그녀가 살던 나자렛은 구약의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 보잘것없는 마을이다. 그곳에서 마리아는 친척 엘리사벳이 기적 같이 아이를 가졌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그리고 임신 그 자체가 너무나 황당해서 숨어 지낸다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다나. 그게 반년이 지날 때 천사가 마리아를 찾았다.

 

이는 꿈이 아닌 실제.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하고 인사한다. 사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에 매우 놀랐다. 그래서 그녀는 그 인사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곰곰이 생각하였다. 즈카르야는 두려움에 압도되어 불신의 늪에 빠졌지만, 마리아는 성령께 의탁하며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을 되새겼다.

 

우리도 성모님이 하느님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이셨듯이, 성령께 우리 정성을 온전히 의탁하자. 오늘 마리아는 아기를 가지리라는 천사의 말을 순명으로 받아들인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녀의 이런 대답은 얼마나 깊게 고심한 결과일까? 만일 아기를 가짐으로써 자신의 앞날에 미치는 영향을 곰곰이 생각했더라면, 도저히 승낙할 수 없는 것인데도. 그런데도 그녀가 받아들인 이유는 하느님의 일이기에.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마리아의 몸 안에 주님께서 잉태되시는 그 순간, 임마누엘의 예언은 완성된다. 마리아의 순명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잉태가 구원의 은총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마리아의 순명으로 온 인류는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우리 현실은 만만치 않다.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 너무나 많다. 물론 나자렛 처녀 마리아도 천사의 말에 무척이나 난처했으리라.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천사가 마리아에게 일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래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했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이렇게 마리아는 주님의 뜻이라면서 결국은 순명으로 순종하였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이 슬픈 순명이 하느님과 인간이 함께 한 참 구원으로, 정녕 창조주께서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던 바램이리라. 그래서 지금도 많은 이가 묵묵히 하느님 뜻이라며 받아들이고 극복해 간다. 세상이 그래도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이 든다. 그러니 끝까지 그분께 매달리자. 그럴 때 성모님처럼 하느님과 일치되는 구원의 은총을 받게 될 게다.

 

하느님의 아들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리는 우리는, 어제는 즈카르야에게 아들이 생길 것이라는 전갈, 오늘은 마리아에게도 생길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즈카르야에게는 참으로 기쁜 소식인 반면에, 그녀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그건 약혼자 요셉에게 배신의 단칼을 안기는 거고, 죽음의 길인 사면초가로 몰아가는 거다. 그동안 꿈꿔 온 꿈같은 앞날에 대한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기쁜 소식에 즈카르야는 어찌 그러겠느냐고 반문한 반면, 마리아는 주님의 뜻이라면서 순종했다. 하느님 초대에 겸손으로 응답한 마리아의 순명을 새기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순명,나자렛,가브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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