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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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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22 조회수444 추천수5 반대(0)

2008년 시흥5동에서 본당신부로 있을 때입니다. 주교님께서 제게 지역 교육담당 사제를 맡으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본당 일과 지역 교육담당 업무를 겸임하는 것은 힘들다고 했습니다. 주교님은 그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보좌신부를 보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본당 일을 나누어서 할 수 있으니 지역 교육담당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주교님은 보좌신부를 보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돌아와서 공지사항 때 보좌신부님이 온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교우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습니다. 1년 동안 혼자 지내던 저도 보좌신부님과 함께 지낼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보좌신부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신부님의 숙소와 신부님의 숙소에 필요한 가구들을 마련했습니다. 신부님 숙소는 깨끗하게 청소하였고, 가구도 새로이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교구에서 사제 인사이동을 발표하였고, 본당에는 첫 번째 보좌신부님이 왔습니다. 보좌신부님이 처음 오던 날은 성탄이 가까운 겨울이었습니다. 눈이 크고, 온화하신 보좌신부님은 성탄선물처럼 왔습니다. 신자들이 반갑게 맞이하였고, 주일학교 학생들과 청년들이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할 것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축하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별의 인도로 예수님께서 태어나시는 곳을 향해 먼 길을 떠났던 동방박사들이 있습니다. 구세주의 탄생을 기다리며 날마다 성전에서 기도하였던 시메온과 한나가 있습니다. 남모르게 파혼하려했지만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했던 요셉이 있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순명했던 마리아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들도 동방박사들처럼 예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시메온과 한나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요셉과 마리아처럼 순명으로 주님의 탄생을 맞이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시는 것은 우리들에게는 축복이지만 예수님께서는 을 얻으시면서 많은 것들을 내려 놓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몸으로 오시지만 영적인 자유와 순수함을 이야기 하십니다. 몸이 가지고 있는 멍에와 짐을 벗어버릴 수 있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참된 행복은 재물, 명예, 권력을 추구함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참된 행복은 가진 것을 나누면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일을 하면서, 옳은 일을 추구하면서, 용서를 하면서 다가온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몸에 속해있지만 이미 영혼의 자유와 순수함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몸의 틀을 벗어버리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은 아들의 이름을 정해 주었습니다. 그 이름은 요한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은 은혜로운 분이라는 뜻입니다. 요한은 이름의 뜻대로 하느님의 길을 준비하면서 살았습니다.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면서 살았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이름을 정하고,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서로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식물들도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사람은 이름을 부르고, 그 이름에 의미를 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도 이름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태어나면서 받은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세례를 받으면서 받은 이름입니다. 저는 두 개의 이름을 스스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름들을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이름은 조재형입니다. 이 이름의 의미는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고,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중용을 지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름의 의미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세례명은 가브리엘입니다. 이 이름의 의미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또한 제게는 소중한 이름입니다. 사제의 길을 가는 제게는 가장 적합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라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부모님께서 정해주신 이름의 의미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세례명이 가지는 뜻을 생각하면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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