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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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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26 조회수91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마태 10,17-22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어제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사람이 되어 오신 ‘지상 탄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교회의 공식적인 첫 순교자인 스테파노가 지상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하느님 나라로 올라간 것을 기념하는 그의 ‘천상 탄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맞이한 기쁨과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기 예수님의 지상 탄생과 스테파노 성인의 천상 탄생 사이에 중요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두 탄생 모두 철저한 ‘자기 비움’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런 자기비움은 타인을 향한 지극한 사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자신을 한 없이 낮추시어 세상에 내려오셨고, 너무나 사랑하시는 우리를 살리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으셨습니다. 또한 스테파노는 주님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분의 뜻을 따르기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 놓았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한 사랑 때문에 죽으셨듯, 스테파노는 하느님을 향한 사랑 때문에 죽은 겁니다. 즉 그의 죽음은 ‘사랑의 순교’인 것이지요. 그는 신성모독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사람들에게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주십시오.”(사도 6,59)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26)라고 기도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사도 7,60) 예수님께서 자신을 모욕하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라고 기도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순교란 단순히 목숨을 바치는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맡기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 사는 것이,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심지어 그것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순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는 묘수가 따로 있는게 아닙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이 세속적인 성공이나 물질적 풍요를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구원에 이르는 과정도 현세적 안위가 보장되는 순탄한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두가지 입니다. 첫째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 안에서, 그분께서 언제나 함께 하시며 결국엔 좋은 길로 이끌어주시리라는 ‘희망’을 품고,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견디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마주한 고통과 시련이 그저 나쁜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를 영적으로 성장시키고 하느님과 더 깊이 일치하게 하여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는 구원의 과정이 됩니다. 둘째는 걱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전긍긍하며 걱정해봐야 어차피 바뀌지 않는 것들 때문에 마음 졸이지 말고 주님께서 당신 뜻과 계획 안에서 알아서 하시도록 그분께 온전히 맡겨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주님의 이끄심대로 잘 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와 지혜를 주시라고 기도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하느님 나라에서 참된 기쁨을 누릴 복된 시간이 올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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