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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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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01 조회수237 추천수4 반대(0) 신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세계 평화의 날] 루카 2,16-21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오늘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의 첫날이자,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천주의 성모”란 말 그대로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뜻이지요. 가톨릭 교회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담은 ‘신비로운 그릇’인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공경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은 그 참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엉뚱한 오해에 빠질 수도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이 강조하여 드러내는 것은 마리아의 대단함이 아니라, 예수님의 ‘신원’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말은 ‘테오 토코스’라는 그리스어를 번역한 것인데 이는 ‘하느님’을 뜻하는 명사 테오(Θεο)에 ‘아기를 낳다’라는 뜻의 동사 토코스(τοκοσ)가 합쳐진 합성어이지요. 즉 가톨릭 교회는 마리아를 ‘테오 토코스’라는 호칭으로 부름으로써, 참된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낳아주신 어머니 마리아를 통해 참된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음을, 즉 그분의 ‘강생’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여 표현하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특히 일부 개신교 교단에서 이 말의 의미를 오해하고 왜곡하여 가톨릭 교회를 비난하고 공격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마리아를 ‘여신’으로 섬김으로써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라는 제1계명을 거스르는 ‘이단’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마리아를 ‘천주의 성모’로서 ‘공경’하는 것이지, 그분을 신적 존재로 여겨 그분께 기도하며 비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경은 공손히 받들어 모시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을 ‘인생 선배’로 여겨 공손히 모시며 그분께서 ‘어른’으로서 보여주시는 성숙하고 바른 인품을 닮아가고자 하지요. 마리아를 공경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따르신 그분을 신앙의 선배로 여겨 공손히 모시며, 그분께서 아들 예수님의 십자가 여정을 인내와 믿음으로 끝까지 함께 걸으신 그 모범을 닮으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성모님의 어떤 점을 닮아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 우리가 본받고 닮아야 할 그분의 미덕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는 영광을 누리셨지만, 절대 교만해지거나 우쭐해지시지 않았습니다. 목자들이 자기들에 관하여 전해주는 신기한 이야기들을 듣고도 놀라거나 감탄하는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신,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어 자신에게 일어나는 그 모든 일들을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한 채, 그 일이 자기 삶에 어떤 의미인지, 하느님께서 그 일을 통해 자신에게 바라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고자 노력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깨달은 하느님 뜻을 항상 되새기며 따르고자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종’이라는 자기 본분에서 벗어나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과 계획이 자기 삶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마리아의 겸손과 순명을 어여삐 보시고 그녀를 하늘로 불러 올리시어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주심으로써 우리가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고 따르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는 의미입니다. 지난 한 해를 하느님 자비에 맡겨드리고 그분의 은총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꾸준히 읽고 묵상하며, 그분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2024년엔 우리를 참으로 기쁘고 행복하게 만드는 하느님 ‘사랑의 기적’들이 가득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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