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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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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05 조회수238 추천수5 반대(0) 신고

240105. 주님 공현 대축일 전 금요일.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요한1,49)

 
어제는 세례자 요한의 증언과 안드레아의 증언을 들었는데, 오늘은 필립보의 증언과 나타나엘의 증언을 듣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들이 증언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한 그 ‘만남의 신비’ 안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나타나엘은 필립보로부터 예수님에 대한 증언을 들었을 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 1,46)하며 핀잔을 주며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와서 보시오”(요한 1,46)라는 필립보의 확신에 찬 초대에 따라 따라나섭니다. 그리고 나타나엘과 예수님의 두렵고 떨리는 ‘만남의 순간’이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요한 1,47)

예수님의 신적인 전지함, 곧 ‘거짓이 없음을 보는 거짓이 없는 눈’, ‘진실을 보는 눈’에 압도당한 나타나엘은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요한 1,48)하고, 당혹할 뿐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요한 1,48)
 
이는 예수님께서 그를 “보았다. 알았다”는 예지적인 면만이 아니라, ‘내가 주목하고 있었다.’는 사랑의 측면을 말해줍니다. ‘바라보고 계셨다’는 것, ‘진실을 바라보고 계셨다’는 것, 그것은 사랑의 다른 말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는 순간, 나타나엘은 예수님께 대한 모든 의혹과 편견이 말끔히 사라지고, 마침내 믿음과 감격이 샘솟았습니다. 사실, 바로 이 순간, 나타나엘은 비로소 메시아 예수님을 보았던 것입니다. 자신을 바라보고 계신 그분의 눈동자 안에서, 바로 자기 자신을 보았던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는 그분을 뵙는다면, 그분의 눈동자 안에서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의 참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나타나엘은 바로 이 분이 나를 온전히 아시는 나의 구원자요, 주님임을 보았습니다.
 
이를 오늘 <독서>에서 요한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로써, 우리가 진리에 속해 있음을 알게 되고, 또 그분 앞에서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보다 크시고 또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3,19-20)

비로소 나타나엘은 눈이 맑아지고 환해져 깨달아 알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입술을 타고 신앙고백으로 흘러나옵니다.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요한1,49)
 
이렇게 해서, 대전환이 발생한 것입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라고 빈정거리던 그에게 대역전이 생긴 것입니다. ‘진리’가 그를 전복시켰던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그가 주님을 만난 까닭입니다. 동시에 주님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심연으로부터 만난 까닭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만남의 신비’가 믿음을 불러오게 되었고 그를 전환시켰습니다. 그리고 증언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고, 고백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 사이의 만남 안에서도 ‘진실을 보는 눈’을 지니고, 예수님과의 거룩한 ‘만남의 신비’를 담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51)
 
주님,
땅에서 열리는 하늘을 보게 하소서.
우리의 마음이, 하늘이 열리는 자리가 되고
우리 일상의 삶이, 하늘이 열리는 장소가 되게 하소서.
주님, 우리 안에 계신 당신을 보게 하소서.
오늘도 우리가 만나는 이들과 하는 일 안에서
하늘을 열고 주님의 사랑을 만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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