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09. 연중 제1주간 화요일.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 1,25)
<마르코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행적은 ‘더러운 영을 쫓아내는 일’이었고, 그것은 일해서는 안 되는 ‘안식일’에 벌이신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첫 번째 행적은 ‘안식일 법’을 어기는 사고를 친 사건이었습니다.
<복음>은 먼저,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고 네 제자들을 부르신 다음, 가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회당’에서 가르치셨음을 전해줍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습니다.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마르 1,22). 그런데 회당에 있던 ‘더러운 영에 들린 이’가 소리칩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2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마르 1,25)
그러자 악마는 그 사람에게서 나갔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가 왔음을 구체적으로 증거 하는 이 첫 번째 행적으로 ‘악마의 혀 놀림을 중지시키는 일’과 ‘악마에 사로잡힌 이에게서 악마를 쫓아내는 일’을 행하셨습니다.
사실, 인간은 악마의 혀에 속아 범죄 하여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 악의 지배 아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첫 번째 행적’은 하와를 속였던 악마의 그 혀 놀림을 중지시키고 본래로 돌려놓는 일에 해당합니다. 곧 악마의 지배로부터 인간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는 구원의 표징이요, 구원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더러운 영’을 쫓아낼 뿐 죽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들도 인간과 같이 영원불멸의 영적 존재로 창조되었음을 암시해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라고 밝히지만, 그것은 단순히 예수님 신원에 대한 아는 정보를 드러낼 뿐 신앙고백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들의 ‘앎’은 예수님께서 드러내시고자 하는 결정적인 때가 오기까지는 제지당하게 되고, ‘메시아 비밀사상’에 가두어지게 됩니다.
한편, 악마를 쫓아내는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히브리 구마자들도 그러한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구마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야?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마르 1,27)
그렇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악마가 추방된 사건’이 아니라 그분의 “권위”였습니다. 다름 아닌 바로 ‘말씀이 이루어지는 권위’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에게서 놀라워했던 것은 그분의 ‘권위 있는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권위”(exusia)란 말의 원어의 뜻은 ‘힘’이란 뜻으로, 하느님께만 사용되는 말이라고 합니다. 곧 예수님의 말씀에는 하느님의 힘이 실려 있어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이 구마치유는 ‘권위 있는 말씀’을 통해, 예수님이 ‘구원자’이심을 드러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직접 스스로 명령으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실 뿐, 다른 누구의 이름에 의탁하지 않으심으로써, 당신이 바로 ‘구원자’이심을 드러내십니다.
오늘 우리도 당신의 “권위 있는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의 힘이 우리 안에 들어오고, 우리를 교란시키고 분열시키는 온갖 거짓의 혀 놀림이 멈추게 되고, 어둠을 몰아내주시기를 청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마르 1,24)
주님!
진리를 알게 하소서.
진리를 받아들이고 믿는 자 되게 하소서.
진리를 따르며 받드는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
진리로 거룩하게 하시고 새로 나게 하소서.
주님이신 당신을 믿사오니,
제가 관계 맺는 모든 것 안에서, 당신의 거룩한 이름이 빛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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