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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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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15 조회수129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2주간 월요일] 마르 2,18-22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바리사이들과 요한의 제자들은 레위기 16장에서 권고하는 속죄 예식의 일환으로 잘못을 씻고 정결해지기 위해 1년에 한 번 단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걔중 더 열심한 바리사이들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1주일에 두 번씩 단식을 했습니다. 예수님 당시 유다인들은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즐겁게 먹고 마시면서도 단식은 하지 않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여겨 예수님께 그 이유를 물었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단식이라는 재계를 소홀히 여기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 하지 않을 뿐이라고, 때가 되면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도 그 의미와 목적에 맞는 단식을 하게 될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예로 드시는 것이 ‘새 천’과 ‘새 포도주’의 비유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하느님을 믿는 신앙생활에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하십니다. 부족함과 약함 때문에 죄를 지으면서도 자기 혼자서는 그 죄를 씻을 수 없었던 유다인들은 어떻게든 죄를 짓지 않고 정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애를 썼습니다. 파스카 축제 때 예루살렘 성전에서 속죄 제사를 바친다던지, 정결예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는다던지, 단식과 고행을 통해 자기 마음이 죄에 물들지 않도록 경계한다던지 하는 방법들이 있었지요. 그러나 살면서 수많은 죄를 짓는 것에 비해 그 죄를 씻을 기회들은 제한적이었기에, 늘 ‘율법을 어기면 어쩌나’, ‘죄를 지으면 어쩌나’하는 두려움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살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하느님과 함께 하는 참된 기쁨은 누리지 못한 채 서로가 죄를 짓는지 아닌지에만 신경쓰게 된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기쁨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자비 덕분에 온 백성이 구원받을 기회를 얻게 되었음을 기뻐하는 구원의 ‘혼인잔치’가 시작되었으니, 지금은 심각한 얼굴로 단식할 때가 아니라 그 잔치에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할 때라는 겁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주님은 언제까지고 그들과 함께 세상에 머물러 계실 수는 없었지요. 아버지의 계획에 따라 당신께서 세상을 떠나셔야 할 순간이 올 터인데, 그 때엔 당신을 믿고 따르는 모든 이들이 단식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 단식은 그저 육체적 배고픔 속에서 괴로워하기만 하는 고행적 의미의 단식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고난을 당하시고 돌아가신 것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단식, 그분께서 베푸신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 또한 이웃 형제 자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단식,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다시 오실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는 거룩한 존재로 변화되는 단식을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처럼 주님께 대한 믿음과 그 실천을 통해 구원받으리라는 희망이 주님께서 말씀하신 ‘새 포도주’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새 포도주를 내 마음 안에 담기 위해서는 ‘새 부대’, 즉 주님께 대한 믿음을 통해 변화된 삶, 힘들고 괴로워도 주님 뜻을 따르기 위해 기꺼이 자기 십자가를 지는 마음가짐, 죄를 지으면 그것을 즉시 뉘우치고 회개하여 다시 하느님께로 삶의 방향을 돌리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으면서도 그런 ‘새 부대’를 지니지 못한다면, 주님을 알기 전과 후에 내 모습과 삶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나의 마음은 구원이라는 ‘이상’과 멸망이라는 ‘현실’ 사이의 커다란 괴리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절망하다 터져 버릴 겁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어서 ‘새 부대’를 갖추어야 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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