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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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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21 조회수301 추천수4 반대(0) 신고

240121. 연중 제3주일.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오늘은 연중 제 3 주일입니다.
 
한편, 1월 21일인 오늘은 성녀 아녜스 축일입니다. 저희 “올리베따노 수도회”에 있어, 오늘은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1313년, 지금으로부터 710년 전에 이탈리아의 중부 토스카나 지방에 있는 도시 시에나에서 “성령의 영감으로, 심오한 열정에 사로잡혀” 늦깎이 40대 귀족청년들 3명이 고대의 수도승들이 오로지 하느님만을 찾아 사막으로 떠났던 것처럼, 약 35km 떨어진 아꼬나 계곡으로 떠나와 기도와 고독 속에서 “밤낮으로 천상 것을 열망하였습니다.”(안토니오 다 바르가의 연대기). 그로부터 6년 후에는 감명을 받은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고, 교황으로부터 파견된 조사관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아레쪼 교구장의 인가를 받아 1313년 3월 26일에 <몬떼 올리베또의 성 마리아 수도원>이 창설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급속도로 성장하여 31년 후에는 15개의 공동체가 창설되었고, 그리하여 1344년에 1월 21일 교종 클레멘스 6세에 의해 <베네딕도회 몬떼 올리베또 성 마리아 연합회(congregatio)>회”로 인준 받게 되었습니다. 그날이 703년 전, 바로 오늘입니다. 그러기에 오늘은 우리에게는 참으로 뜻깊은 날입니다. 그래서 미사 후에는 마침성가 대신 “사은찬미가”(떼데움)를 바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의 주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는 복음 선포입니다. 오늘 <제2독서> 말씀도 바로 이 하늘나라의 “때”에 대한 말씀입니다.
 
<둘째>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는 회개와 믿음에 대한 요청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은 바로 이 “회개”에 대한 말씀입니다.
 
<셋째>는 “나를 따라 오너라.”(마르 1,17)는 부르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때가 찼다”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기 시작하신 일이 그저 아무 때나 우연히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 이전의 모든 시간이 지금의 이 “때”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후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로 계획하시고 줄곧 준비해온 “때”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께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지를 제시해주는 방향이요, 목표임과 동시에 우리에게 주시는 희망이요, 선물입니다. 이 “나라”는 바로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복음에 의해 다스려지는 나라요,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 안에서 실현되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씀은 ‘곁에 와 있다’는 말씀으로, 복음을 선포하시는 예수님과 함께 이미 현재에 와 있는 나라요,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 안에 이미 현존하는 나라임을 말합니다(루가 11,20 참조).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회개”는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곧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그리고 어디를 향하여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그래서 삶의 방향을 바꾸되, 나아가야 할 목적지를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곧 ‘~어디로부터 벗어나야 하는지’와 함께, ‘~어디에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결국, “복음”을 따라 살아가는 삶이 “회개”라는 말입니다. “복음”이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기쁜 소식”이라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회개해야 하는 이유” 역시, “하늘나라”라는 “복음”을 ‘믿기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복음”을 받아들임은 우리의 “믿음”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믿음”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하늘나라의 복음”을 받아들여 믿고 생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믿는 이들을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마르 1,17)
 
예수님께서는 앞에서 회개하여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듯이, 이제 믿음으로 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는 당신께로 부르신 이들에게 요청하시는 것은 당신께 “오너라.”는 것입니다. 곧 자신에게서 “떠나” 당신께 “오너라.”는 말씀입니다. 당신께서 가는 길을 “따라 오너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당신께서 “함께 데리고 가리라”는 말씀입니다. 데리고 함께 “하늘나라”로 가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부름을 받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을 준비하고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지고 있던 것, 의지하고 있던 것, 배도, 그물도, 삯꾼도, 아버지도, 모두 버려두고 따라나서는 일입니다. 바로 이 ‘따라나서는 것’이 회개의 실천적인 모습이요, 믿음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니 이 “버림”은 결코 맹목적이거나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보다 더 큰 가치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곧 자신의 생계를 위한 배나 그물보다도, 또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아버지보다도 더 값지고 중요한 “그분”을 향하여 믿고 따라나서는 것입니다.
 
그러니 “버림”은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하나의 조건이요 방법일 뿐, 결코 목적이 아닙니다. 버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버려야 하는 이유, 곧 ‘무엇 때문에’, 그리고 ‘무엇을 위하여 버리는가?’ 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를 향하여 있고, 누구를 따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우리를 부르신 분을 따르고 있는지’, 아니면 따라 나선 ‘자신을 따르고 있는지’ 들여다보아야 할 일입니다. 곧 ‘자신의 나라를 만들고 있는지’, ‘하느님 나라 안에 들어 와 있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이제, 우리를 부르신 분을 따라나서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복음을 따라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주님!
언제나 당신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제 자신을 빠져나가 당신께 나아가게 하소서.
어디에 어떤 처지에 있든지 당신과 함께 있게 하소서.
당신을 따라 당신의 나라에 들게 하소서.
오늘, 제 안에 당신의 나라를 이루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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