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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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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24 조회수486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 마르 4,1-20 “그들은 말씀을 듣고 받아들여, 어떤 이는 서른 배, 어떤 이는 예순 배, 어떤 이는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

 

 

 

 

오늘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우리 마음의 상태를 다양한 땅의 모습에 비유하여 설명하심으로써,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이라는 씨앗을 마음에 심고 가꾸는 과정에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들을 겪게 되는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여 말씀이 내 안에서 열매 맺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려는 겁니다.

 

말씀의 씨가 ‘길’에 뿌려진 것은 주님의 말씀에 무관심한 우리 모습을 상징합니다. 주님 말씀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그 가치를 모르고, 그 말씀을 나에게 왜 주셨는지 그 이유와 의미도 모른 채, 한 쪽 귀로 듣고 반대쪽 귀로 흘려버려 그 말씀이 땅바닥에 나뒹굴도록 내버려 두는 겁니다. 그러니 좋은 말씀을 아무리 많이 들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쇠귀에 경 읽기’가 될 뿐이지요.

 

말씀의 씨가 ‘돌밭’에 뿌려진 것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도 완고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 모습을 상징힙니다. 주님 말씀이 참 유익하고 좋다는 것을 ‘머리로는’ 잘 압니다. 그러나 그 말씀에 따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주님 말씀이 나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면 좋지만, 손해를 보고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그 말씀을 따르고 싶지는 않은 겁니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과 박해를 겪으면 그 말씀을 내 마음 밭에서 냉큼 뽑아버립니다.

 

말씀의 씨가 ‘가시덤불’에 뿌려진 것은 욕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말씀에 신경쓸 겨를이 없는 우리 모습을 상징합니다. 땅에 심는 모든 작물이 그렇듯, 주님 말씀도 그저 마음에 받아들인다고 해서 알아서 자라는게 아니라, 사랑과 관심으로 지켜보고 제 때 물과 거름을 주며 벌레가 생기면 잡아주어야 하는데, 세상의 화려하고 좋은 것들에 정신이 온통 팔려 있으니 애써 싹을 틔운 말씀의 씨앗이 무관심과 방치 속에 말라죽고 마는 겁니다.

 

위의 세 가지 모습은 살아남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저마다 치열하게 애쓰며 살아가다보니, 자연스레 마주하게 되는 우리 삶의 어두운 그림자들입니다. 세상에 대한 근심 걱정에 매여있다보니, 말씀이 내 삶에 너무 깊이 스며드는 것이 두려워, 그 말씀으로 인해 내 뜻을 꺾고 내 계획을 바꾸게 될까 걱정되어 말씀과 적당히 거리를 둔 채 내 마음 속에서 세상과 말씀이 공생할 방법을 찾으려 드는 겁니다. 주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것이 그런 식으로 세상과 당신 사이에 ‘양다리’ 걸치는 일임을 잘 알면서도, 말씀에 ‘올인’하면 세상 것을 잃게될까 염려되어 불안하고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계속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런 반쪽 짜리 노력으로는 말씀의 씨앗이 내 삶에서 열매 맺게 할 수 없습니다. 주님은 나의 ‘전부’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주님 말씀이 풍성한 결실을 맺는 ‘좋은 땅’이란 다른 게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항상 내 삶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것입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그저 듣기 좋은 말, ‘빛 좋은 개살구’로 만들지 말고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실제로 참고하며 따르는 ‘삶의 지침’으로 삼는 것입니다. 그렇게 주님 말씀 안에서, 말씀에 따라 사는 이들은 그 안에 숨은 의미와 뜻을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깨닫는 만큼 열매를 맺어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지요. 그러니 두 귀를 활짝 연채로 주님 말씀을 잘 듣고 따라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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