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 봉헌 축일] 오늘의 묵상 (최정훈 바오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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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2-02 | 조회수20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24년 02월 02일 금요일 [주님 봉헌 축일] 오늘의 묵상 (최정훈 바오로 신부)
주님 봉헌 축일인 오늘 교회는 성전에 봉헌되신 예수님을 기념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주님께 자신을 봉헌하며 축성 생활을 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더불어 세례와 함께 주님의 자녀가 된 모든 그리스도인 또한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여야 함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봉헌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봉헌은 단순히 어떤 결심이나 서원과는 다른 더 근본적인 행위입니다. 결심은 어떤 일을 하겠다고 앞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을 향하려는 결심도 있지만, 결심이라는 행위 자체는 결심한 것을 향하여 ‘나’를 잘 가다듬고, 결심한 바를 실천으로 옮길 ‘나’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그러나 봉헌은 ‘나’에게서 벗어나, ‘봉헌받는 분’에 집중하는 것이고, 마음이 ‘나’에게서 떠나 ‘다른 분’에게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서원은 자신에게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면서, 하느님께 특정한 일을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물론 그 약속의 궁극적 목적이 자신을 하느님의 사랑에 맡기는 봉헌이 될 수는 있겠지만, 서원 자체는 어떤 객관적인 일을 하는 ‘의무’를 받는 것입니다. 봉헌은 결심이나 서원처럼 사랑이 자라나고 확인할 수 있는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봉헌은 직접 마음에서 마음으로, 인격에서 인격으로 사랑 자체가 자유롭게 흐르는 것입니다. 봉헌은 아주 순수하고, 아주 명료하며, 아주 진지하게 나를 다른 이에게 주는 사랑의 행위입니다(칼 라너, 『기도의 절실함과 그 축복에 대하여』 참조). 주님께 나 자신을 봉헌한다고 하면서도 ‘봉헌받는 분’이 아니라 봉헌하는 ‘나’ 자신을 더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는지, 또는 ‘봉헌’의 행위보다 봉헌을 위한 개별적인 ‘수단’이나 ‘일’에 더 마음을 많이 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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