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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봉헌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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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02 조회수147 추천수4 반대(0) 신고

[주님 봉헌 축일] 루카 2,22-40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오늘 주님 봉헌 축일은 성모님께서 모세의 율법에 따라 아기 예수님을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모세는 ‘태를 열고 나온 사내 아이’, 즉 맏아들은 반드시 하느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후세들을 위해 율법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노예생활하던 자신들을 구해내시어 기름진 땅에 자리잡고 살게 해 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죽음의 천사가 이집트 전역을 돌아다니며 사람, 짐승을 가리지 않고 맏배들을 치고 다닐 때, ‘속죄양’을 대신 희생시키시어 이스라엘의 맏아들들을 살려주신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맏아들을 성전에 바침으로써, 어차피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이니, 그분의 사랑과 자비가 없었다면 이미 죽었을 목숨이니 그 목숨을 기꺼이 하느님께 내어드리겠다고, 죽는 날까지 그분 뜻을 충실히 따르는 아이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던 것이지요. 예수님의 부모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아들을 성전에 봉헌했던 겁니다.

 

그런가하면 스스로의 의지로,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한 이들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시메온과 한나 예언자입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성전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시메온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며 의롭고 독실하게 살았습니다. 또한 한나는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이렇듯 자기 삶을 온전히 하느님께, 그분의 뜻에 봉헌했기에 아기의 모습으로 오신 구세주를, 그분께서 이 세상에 가져오실 구원을 자기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 영광과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삶을 예전에는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한다는 측면을 강조하여 ‘봉헌생활’이라고 불렀고, 지금은 그 삶을 통해 삶이 거룩하게 변화된다는 측면을 강조하여 ‘축성생활’이라고 부르지요. 수녀님과 수사님들이 바로 이 ‘축성생활’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봉헌은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입니다. 봉헌은 나에게 잘못한 이들,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며 사랑하는 것입니다. 봉헌은 내가 가진 모든 것과 나의 삶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봉헌은 나라는 존재 전부를, 감추고 싶은 허물과 잘못까지도 하느님 앞에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나의 영혼은 하느님 사랑에 물들어 거룩해집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기꺼이 당신 자신을 봉헌하셨듯이, 우리도 매순간 자신을 주님께, 그분 뜻을 위해 봉헌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세상의 빛’이신 주님, 내 삶에 빛이 되어주신 주님의 뜻에 따라 나도 누군가의 삶에 빛이 되어주기를 희망합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우리가 오늘 제단에 초를 봉헌하는 것은 이 말씀대로 살겠다는 의지를 마음에 새기기 위함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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