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오늘의 묵상 (최정훈 바오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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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2-08 | 조회수142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24년 02월 08일 목요일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오늘의 묵상 (최정훈 바오로 신부)
제1독서는 솔로몬의 타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이야기는 죄가 어떻게 시작되며 어떻게 인간을 무너뜨리는지에 대하여 묵상하게 합니다. 솔로몬의 타락은 인간적으로 매우 지혜로운 선택과 함께 시작합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번영을 위하여 가장 좋은 결정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적 안정을 위하여 혼인으로 동맹하였고,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이웃 나라와 물자 교역을 늘렸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이웃 나라의 신들을 받아들인 것은 그 나름대로 문화적 다양성과 풍요로움에 이바지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 번영과 함께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솔로몬이 하느님에게서 마음이 멀어지는 과정은 서서히 진행됩니다. 그는 다른 나라와 조약을 맺었고, 조약을 공고히 하고자 정략혼인을 하였습니다. 또한 이민족에서 데려온 아내들을 위해서 그들이 섬기는 신을 위한 신당을 짓고서 그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게 됩니다. 이스라엘을 위한다는 좋은 의도가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다른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최악의 결과로 끝이 납니다. 솔로몬은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뿐이라 변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죄는 이처럼 “어쩔 수 없는 일이야.”라는 말로 우리의 경계심을 늦추며 조금씩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차지합니다. 몰라서 짓는 죄보다 그것이 죄인 줄 알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어 짓는 죄가 더 많아 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죄악과 타협하며 살아갑니다. 물신주의, 무관심, 이기심과 같은 세속적 정신과 손을 잡고, 자리를 내주며, 결국 그 세속적 신념에 동의하고 그것에 제물(삶)을 바치게 됩니다. 그렇게 합리화하고 자기 정당화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악에 빠져듭니다. 세상 안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도록(요한 17,14-16 참조) 죄악을 근본적으로 끊어 버리는 단호함과 용기를 청하여야 하겠습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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