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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작은 고통에서 큰 기쁨을 /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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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6 조회수93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작은 고통에서 큰 기쁨을 /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마태 9,14-15)

 

사순에는 제대 장식, 성가도 침울해 마치 상갓집이다. 자신의 신앙생활에 밑줄을 긋고 주목하라는 거다. 죄와 죽음에 대한 성찰과 묵상의 기간이다. 기도, 단식은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한 진지성을 묻고 결함을 채우는 수행이리라. 사실 신앙생활은 현실과 미래, 개인과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자 함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면 신앙생활이 나름으로 실현되었으니, 굳이 단식할 필요까지야 어디 있으랴. 절제는 희생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많은 이가 단식을 했단다. 이스라엘 역시 민족의 회개가 요구될 때는 늘 단식을 했다. 이슬람의 라마단은 한 달이나 단식한다. 그들은 해가 있는 낮에는 먹고 마시지 않는다. 여행자나 환자는 제외지만 그들도 나중에는 빠진 날만큼 보충해야 한단다. 참 지독한 단식이다. 단식은 하늘의 기운을 얻는 거다.

 

또한 주님과 관계 회복을 위한 수단이다. 그렇지만 이는 절제 없이 본능이 조절되지 않으리라. 그래서 단식의 그 근본은 절제의 훈련이다. 왜 단식하는지를 예수님은 당신 때문이라고 분명히 이르셨다. 당신 수난에 동참하고자 단식하란다. 우리도 매일 당신 십자가를 지란다. 회개와 단식의 속죄와 보속으로 은혜로운 은총을 위해 당신 수난과 함께하라셨다. 당시 요한의 제자들이 와, “저희와 바리사이는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 제자들은 어째서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온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게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잔치는 천상적인 것과 지상적인 것의 일치다. 의로우신 그분과 죄인이었던 우리가 온전히 하나 되는 거다. 예수님은 바로 이런 일치를 이루셨다. 우리가 그분과 일치하지 못한 채 죄인으로 남으면, 잔치는 깨진다. 우리로 말미암아 신랑을 빼앗기는 거다. 죄인이 다시 하느님께 가고자 단식으로 자신을 정화해야 한다. 예수님을 통해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 힘없는 이와 권력을 가진 이가 일치를 이룬다. 이것이 또 하나의 혼인 잔치일 게다.

 

이는 예수님께서 스스로 가난한 이가 되셨고, 십자가를 지신 채 도살당하는 어린양처럼 힘없는 분이 되셨기에 가능했다. 그러니 가난한 이들, 힘없는 이들이 부유하고 힘 있는 이들에게서 소외된다면, 그것이 바로 신랑을 빼앗기는 상황이다. 그래서 굶주리는 이들이 늘고 병자들이 내버려지며, 힘없는 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거다. 이러기에 절제와 극기로 형제애를 실천할 단식을 하라는 하나의 표징이란다. 사실 바리사이의 단식은 엄격했다. 그 이유는 예루살렘 성전이 적군에게 불타 버린 것을 기억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당한 이 국가적 재앙과 수모를 비통해 하면서 단식했다. 어쩜 이를 슬퍼하며 애통해하는 건 당연한 일일 수도. 우리도 가끔 신앙생활이 즐겁지 않다면, 그 이유를 기도와 절제로 돌아봐야만 할 게다.

 

사실 일상에서 실천하는 단식은 작은 발걸음일 따름일 수도. 마음을 깨끗이 하려는 진심과 이웃을 염려하는 애덕에서 우러나온 단식은,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우리를 조금씩 변화시킬 게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단식을 통해서, 그것을 수행하는 궁극적 목적을 결코 잊지 말라셨다. 따라서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깊이 묵상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예수님과 함께 기쁘게 지려는 지혜를 청하자. 그러면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가, 그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될 게다. 그래서 사도들처럼 신랑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음을 기뻐하며, 이 사순을 무겁게만 지내지 않기를! 그래서 작은 고통으로 더 큰 기쁨을 꼭 얻기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단식,신랑,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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