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그래도 용서만이 / 사순 제1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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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4-02-20 | 조회수188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그래도 용서만이 / 사순 제1주간 화요일(마태 6,7-15) 옛날 임금들은 현자들을 곁에 두고 의견을 들었단다. 유비에게는 제갈공명이 있었다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야말로 어느 누구보다도 옳고 바른 길을 보이셨단다.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 뜻을 그 첫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담긴 내용이다. 당신의 십자가 죽음도 아버지의 뜻으로 받아들이셨고, 그 가르침을 몸소 보여 주셨기에 부활의 영광까지 이루셨다. 부활은 오직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신뢰의 결실이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사실 예수님은 기도에 관한 가르침에서 우리가 청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창조주 하느님께서 미처 생각지 못하시거나 이루시지 못하실 일은, 단 하나도 없단다. 전능하신 분이시기에, 그분께서는 당신 이름을 거룩하게 드러내시고 당신나라가 오게 하시며,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 잘못을 용서하시리라. 이 기도의 가장 큰 뜻은, 참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이 땅에서도 주인이 되시라는 것일 게다. 그래서 ‘내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으로 청해야만 한단다. 그분의 뜻은 첫째도 용서이고, 둘째도 용서일 게다. 용서해야할 우리 역시 용서받아야 할 죄인인 만큼, 악의 구렁텅이에서 산다는 것이리라.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였듯이 저희를 용서해 주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악에서 구하소서.’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가장 아름답고 완전한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가르치셨다. 핵심은 그 어려운 용서이리라. 사실 용서만큼 어려운 게 없다. 용서하려면 먼저 자신이 끊임없이 용서받고 있는 존재라는 걸 인식해야 할게다. 살면서 잘못을 범하지 않은 이 있을까? 그런데도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으로부터 끊임없이 용서받았다. 이웃 잘못을 떠올리기보다, 먼저 자신을 보아야만 한다. 우리의 조그만 편견 때문에 이웃에게 큰 불편을 준 일부터, 알게 모르게 범한 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죄들도 많으리라. 더군다나 우리 마음 한구석에는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려는 유혹마저 도사리리라. 내 죄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합리화하지만, 남의 잘못에는 두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낸 적도 있었을 게다. 또 우리는 늘 누군가로부터 용서받으며 산다. 그러기에 ‘많이 용서받는 이가 많이 사랑한다.’는 말도 있다. 남을 용서할 마음 없이, 건성으로 주님의 기도만 바치며 하느님 나라가 오기를 청한다면, 무슨 소용이? 그래서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주셨기에 그분 뜻에 따라 바치면, 어떤 유혹도 뿌리치는 놀라운 은총이 있으리라. 마음에 쌓였던 복수심마저 용서하는 거룩한 사랑이 솟아날 게다. 악의 세상에서 그래도 용서만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게다. 이게 주님의 기도를 드리면서 새길 참 묵상거리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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