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의 기도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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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2-20 | 조회수498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기도와 회개, 그리고 사랑” -기도가 궁극의 답이다-
“내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찬미가 항상 있으리라.”(시편34,2)
역시 만세육창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어제 2월19일은 본격적인 영농준비와 함께 봄에 들어선 우수였습니다.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가는 기도의 사람들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믿는 이들의 모두가 기도이며 기도가 모두의 답입니다. 부패나 변질되지 않은 한결같은 발효인생, 사랑의 삶도 기도를 통해 가능합니다. 끊임없는 기도, 끊임없는 회개와 더불어 늘 한결같은 향기로운 사랑입니다. 어제 수도원을 방문했던 형수님께 들은 “러브스토리(love story)”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방문했던 베리굿 피부과 병원에 관한 일화입니다. 의사분과 함께 일하던 친절한 자매 모두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고 부부처럼 생각되었는데 어제 알게 된 두분의 러브스토리에 감동했습니다. 두분 다 20대 성당에서 교리교사로 함께 일하며 결혼까지 계획한 사이였는데 남자 의사분의 모친의 반대로 무산되어 둘다 헤어져 따로 혼자 살게 되었고 반대하던 남자분의 모친이 세상을 떠나자 수소문하여 그때까지 혼자 살던 연인이었던 여자분을 찾아 둘다 나이 50에 결혼했다는 순애보(純愛譜) 일화였습니다.
“베리굿(Very good)” 병원 명칭 그대로 베리굿 사랑이요 베리굿 인생인 두분께 축복하는 마음 가득했습니다. 한결같은 기도와 함께 가는 회개와 사랑입니다. 베리굿 인생, 베리굿 사랑을 원하십니까? 기도하십시오. 기도가 답입니다. 마침 방문하여 집무실을 정리해주던 형수님이 손잡이가 떨어져 불구가 된 자그맣고 예쁜 연푸른색 컵을 버릴까 하기에 만류했습니다.
“놔 두십시오. 20년 이상 강론집과 시집을 복사 제본하며 함께 해 오던 어느 자매가 선물한 컵인데 그 자매님은 지금 병고로 인해 이런 컵 상태와 흡사합니다. 애틋한 마음, 고마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간직하고 이용하려 합니다.”
사실 저는 평생 살아있는 동안 매일미사를 봉헌해드리기로 내심 결정하여 실행하고 있는 고마운 분들이 여러분 있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가니 저를 포함해 주변에 온통 아픈 분들이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분들 소식도 자주 듣습니다. 몸은 서서히 무너져도 정신은, 마음은, 영혼은, 끝까지 한결같이 초롱초롱 맑고 밝게 빛날 때 정말 건강한 삶이요 이렇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 마음건강, 영혼건강이 으뜸이고 답은 기도와 사랑뿐입니다. 문득 제 창안의 팬티끈과 팬티천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팬티끈이 영혼이라며 팬티천은 육신입니다. 팬티끈 영혼이 넘치는 사랑, 희망, 기쁨, 감사로 튼튼하면 팬티천 육신은 좀 낡고 떨어져도 끝까지 입을 수 있지만 팬티끈 영혼이 늘어지거나 끊어지면 그 좋은 육신의 팬티천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러니 육신한테 끌려가지 말고 튼튼한 영혼이 주도하여 육신을 추스리고 다독이며 끌고 가도록 하십시오.”
튼튼한 팬티끈 영혼에는 기도와 사랑이 답입니다. 기도는 사랑입니다. 기도를 잘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뿐입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는 삶입니다. 기도와 삶은 하나이며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없는 삶은 상상이 안됩니다. 나중 남는 얼굴도 기도한 사랑의 얼굴인지 그렇지 않은 얼굴인지 둘중 하나일 것입니다. 주님도 나중에 우리 ‘마음의 얼굴’을 검사할 것입니다. 과연 끊임없이, 한결같이 기도한 당신을 닮은 ‘사랑의 얼굴’인지 말입니다.
오늘 말씀은 기도에 관한 귀한 가르침입니다.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합니다. 빈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하나도 도움이 안됩니다. 사실 삶이 진실하고 간절하면 기도도 말도 글도 행위도 군더더기가 없고 단순하고 순수하기 마련입니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입니다. 형용사들은 점차 사라지고 동사들만 남습니다. 주님은 말을 많이해야 들어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더 잘 우리를 아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이 잘 아시는데 왜 기도하는가? 내가 아쉬워서 기도합니다. 기도할 때에 정말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되고 날로 주님을 닮아 참나가 되고 이런 참나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참나의 발견이 참기쁨이요 참행복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필요한 것은 오직 “하느님” 한분 뿐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사랑의 기도뿐임을, 하느님 한분뿐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기도의 힘, 사랑의 힘, 말씀의 힘은 그대로 하느님의 힙입니다. 바로 제1독서 이사야서의 아름다운 말씀은 그대로 말씀의 힘, 하느님의 힘을 상징합니다. 어느 것 하나 생략할 수 없어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그대로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봄비같은 말씀이며, 이런 말씀의 힘은 그대로 하느님의 힘이 됩니다. 요즘 간혹 내리는 봄비를 보면 20여년전 써놓은 봄비라는 자작 애송시도 생각납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내 딸 아이 하나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2005.3
기도중의 기도가, 봄비같은 기도가, 말씀이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입니다. 우리 삶의 본질적 요소가 그대로 담긴 예수님의 진실하고 단순하고 가난한 삶이 요약된 기도입니다. 이 기도대로 살면 예수님을 닮아 참사람이 됩니다. 참으로 우리의 가난을, 겸손을, 감사를 깨닫고 배우게 하는 기도입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참사람이 되는 답도 주님의 기도에 달렸습니다. 평생 기도해도 영원한 초보자임을 깨닫게 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전반부 셋은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 즉 하느님 중심의 청원기도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한 아버지로 둔 한 가족의 형제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교회를 어머니로 둔 우리는 모두 한가족의 형제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 은혜” 동요를 부를 때 마다 어머니 교회를 생각하며 어머니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르곤 합니다.
전반부 셋의 하느님 중심의 삶에 대한 청원과 더불어 후반부 넷은 일상의 삶에서 본질적 필요한 넷의 청원입니다. 즉 일용할 양식을, 용서를,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악에서 구함 받기를 청원하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간절하고 항구한 청원입니다. 모든 원하는 것을 청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의 청원입니다.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총과 노력의 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일방적으로 일하도록 맡기는 무책임한 삶이 아니라 청원과 더불어 적극적인 협력의 삶이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와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삶의 자세입니다. 바로 일곱의 청원과 더불어 동시에 하루하루 목숨을 걸고 사랑의 협력을, 책임을 다하는 진인사대천명 믿음의 삶이, 응답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감동적인 삶입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봄비같은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의 기도가 이뤄지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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