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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2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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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27 조회수89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순 제2주간 화요일] 마태 23,1-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군중들과 제자들에게 ‘교만’해지지 말고 겸손해지라고 하십니다. 교만은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가 되려는 마음입니다. 자신을 앞세우는 태도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 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모든 것을 망치게 되지요. ‘하느님처럼’ 되려는 교만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의 명령을 거스르고 선악과를 따먹었다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가 그랬고, 그 이후로도 수많은 인간들이 비슷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시대에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종교 지도자’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더 높은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들이 저지른 가장 심각한 잘못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제대로 식별하여 행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일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을 통해 ‘하느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앉아서는, 사람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영광을 자기가 가로채려고 든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그런 행실을 따라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거룩한 존재로 변화되는 것은 내가 가진 조건과 능력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예수 그리스도 덕분이니, 그분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할 생각 말라고 하십니다. 누군가가 나를 치켜세워주면 그 ‘우월감’을 즐기며 그 상태에 가만히 머물러 있지 말라고 하십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치며,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낮추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런 노력이 바로 ‘겸손’이지요.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며 남들이 태워주는 ‘비행기’를 좋다고 계속 타다가는 내가 가진 날개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높이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나 혼자 힘으로 날아야 할 때가 왔을 때, 내 욕심과 교만이 지닌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땅으로 푹하고 곤두박질 치고 말겠지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추락’의 순간입니다. 그 추락의 결과는 멸망입니다.

 

사람들은 ‘높게 나는 새가 멀리 본다’며 남들보다 높아지는 것이 최고의 덕목인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낮게 나는 새가 더 자세히 보는 법’입니다. 높게 나는데만 집착하며 삶을 대충 훑고 지나가면 비행이 끝나고 남는 게 없습니다. 반면 겸손한 태도로 낮게 날며,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을 주님의 눈으로 하나 하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그 안에 숨은 주님의 뜻과 섭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이 우리를 더 높은 차원의 행복으로 인도하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는 이가 높아진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겸손해지는 연습, 낮게 나는 연습, 순명하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낮은 자리에 안전하게 두 발을 딛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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