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나는 속세의 낙원에서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며 홀로 이리저리 배회하는 아담의 고독을 증오한다." 라틴 아메리카의 여성 시인 지오콘다 벨리는 아담을 고독한 인간으로 이해한다.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하고 낙원으로 보냈지만, 아담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아담은 혼자임을 느낀다. 하느님은 아담을 가엾이 여겨 그의 갈비뼈로 이브를 창조하신다. 아담은 이브에게서 자신의 반려를 인식한다.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창세 2,23). 아담은 모든 피조물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지배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권력과 온갖 아름다움도 아담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남자는 아내를 원하고 아내 없이 완전함을 느끼지 못한다. 지오콘다 벨리는 분명 이런 고독을 인식했던 것이다. 사회에서 아주 잘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 역시 혼자서 그리움에 젖어 세상을 이리저리 방황한다. 남자에 대한 여자의 동경 혹은 여자에 대한 남자의 동경은 너무 강력하여 그들로 하여금 혼자서 외롭게 세상을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 어떤 부나 성공도 남자가 여자를 통해서 경험하는 성취감과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동경이 충족되지 않으면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찾아서 두리번거리게 된다. 그러나 일단 동경이 충족되고 나면, 곧바로 그들은 다음과 같은 인식에 이르게 된다. 사랑은 계속해서 새로운 동경을 추구하고 자신의 파트너는 새로운 동경을 결코 완전하게 만족시켜 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밤에 강연을 끝내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졸음을 떨쳐내기 위해서 라디오를 켜고 고전음악 방송을 찾는다. 하지만 그 시간대에 고전음악 방송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나는 대부분의 방송이 내보내는 가요를 들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가요들은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주는 고통에 대하여, 절대적인 사랑과 보호를 받고 싶은 동경에 대하여,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없이 상대방과 하나가 되고 싶은 동경에 대하여 노래한다. 대중가요는 사랑의 동경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강렬한 동경임을 알고 있다. 아담은 이브를 통해서 자신의 삶이 진정한 낙원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두 사람은 낙원에서 추방당한다. 그들은 인생이 수고스럽다는 것, 먼지일 뿐이고 먼지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창세 3,19). 그리고 동경은 계속된다. (동경) - 안셀름그륀 지음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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