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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십자가의 길 제1처를 묵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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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03 조회수10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뭐 때문에 하늘옥좌를 떠나 이 지상에 오셔서 그런 수모를 당하시는지요? 그것도 당신의 피조물로부터 말입니다. 제 같았으면 이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고 하면서 오늘 복음처럼 세상을 둘러엎었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힘이 없어셔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 인간이 받을 모든 죗값을 당신 한 몸에 쏟아부어시려고 몸소 사형선고를 받으신 것이지 않나요? 그렇게 해서라도 저희를 살리고 싶어셨나요? 그런 예수님의 마음을 우리는 왜 가질 수가 없나요? 

 

예수님은 우리의 죄도 자기 죄로 받아들이시는데 우리는 우리의 죄도 남에게 전가시키는 비겁함을 저지르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왜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를 하셨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마음에는 이런 하느님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려운지요?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됐다면 당연히 우리의 모습도 예수님의 모습처럼 남이 한 잘못도 자기 잘못처럼 여겨서 용서를 해야 할 텐데 그게 참 어려우니 말입니다. 수많은 미사 때마다 '제 탓이오 제 탓이오' 하고 외치지만 입만 제 탓이로라고 하지 실제는 '네 탓이야' 라고 하며 제사를 지내는 게 사실입니다. 만약 이게 진정 그 마음이 사실이라면 미사 후에는 그런 마음의 앙금이 없어야 할 텐데 미사를 마치고 나서도 그 마음은 여전히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제 탓이오'라는 그 말은 허공의 빈말만 되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이었다면 묵묵히 사형선고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묵상을 해봅니다. 방방 뛰며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느냐고 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할 것입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예수님만큼 억울한 일이 있을까 하고 한번 묵상해봅니다. 이 세상 모든 죄인의 죗값을 당신 한 몸에 온전히 받으신 것입니다. 그 무게는 예수님이 지고 가신 십자가 위에 다 올려진 것입니다. 지금은 하느님의 우편에 앉아 계실까요? 지금도 예수님은 골고타 언덕을 오르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 골고타는 이스라엘에 있는 골고타가 아닙니다. 그 골고타는 우리가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배은망덕한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나약한 마음이 될 것입니다. 그 마음으로만 계속 있게 되면 우리는 점차 시들어가는 꽃처럼 죽게 될 것입니다. 그 마음속에 당신께서 직접 오셔서 오늘도 십자가를 지고 가시고 그 십자가가 우리의 죄를 품고 있기 때문에 오늘 우리는 이렇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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