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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왕실 관리의 믿음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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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10 조회수118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사순 제4주간 월요일 복음을 보면 왕실관리의 아들이 병마로 앓아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아들의 병을 고쳐달라고 청을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들이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가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관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얼마나 신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복음에 나오는 상황만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완전히 신뢰를 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아들은 살아났습니다. 그리하여 집안이 믿게 됐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런대로 괜찮은 믿음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예수님을 신뢰하였다면 더 좋은 믿음으로 인정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왜 제가 아쉬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까요? 

 

왕실관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아들에게 가는 과정에서 종들을 만나 아들이 열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됐을 때 관리가 취한 행동을 한번 잘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상황에서 만약 관리가 기쁨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또 예수님께 감사함을 전하는 화살기도와 같은 기도를 하며 뭔가 감사함을 표했다면 처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가라고 해서 떠날 때 그때 그 말씀을 어느 정도 믿었다고 정황상 판단할 수 있는데 관리는 그만 중간에 열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간을 종에게 물어봤던 것입니다. 왕실관리는 어떤 의도에서 그런 질문을 하게 됐을 것 같습니까? 자기 아들이 나은 게 예수님의 은총으로 나은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다른 요인에 의해 나은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물어봤던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관리는 마침 그 시간이 자기가 생각했을 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시간과 거의 근접했다고 판단해 예수님께서 치유의 기적을 일으켜주셨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우리가 제3자의 입장에서 이 왕실관리의 믿음을 들여다본다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 관리의 모습을 보면 궁금해서 물어본 것과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궁금한 상황도 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는 의심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은 어떻게 보면 의심이라고 해도 양호한 믿음이라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조금은 반전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에 그런 질문을 하지 않고 단순히 집에 가서 보니 아들이 나아지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했을 때 그 이후에도 예수님의 말씀을 신뢰한 자신의 믿음과 질문을 해서 마침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시각에 아들이 낫게 되는 치유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확신을 가졌을 때의 믿음의 차이가 어떤 차이가 나는지도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이해를 해본다면 유익한 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질문을 안 하고 그냥 나았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는 것보다 질문을 통해 확실하게 그게 예수님께서 치유의 기적을 베풀어주신 것이라고 확신을 하는 게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더 독실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묵상도 해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신앙을 바라볼 때 맹신하는 믿음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의심을 하는 게 좋다는 게 아니고 우리가 신앙이나 믿음을 받아들일 때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면 믿음의 뿌리가 확실하게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는 관리의 질문이 의심의 차원에서 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 의심이 한편으로는 자신의 믿음이 더 확고한 믿음으로 변화가 되는 단초를 제공한다면 그것도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론입니다. 믿음도 맹목적인 믿음은 오히려 그게 믿음이 좋은 것이 아니고 그런 믿음은 어떤 변화가 왔을 때 모래 위에 집처럼 쉽게 무너질 수 있지만 한편 의심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마치 확인을 하듯이 한번 점검 차원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관리의 모습처럼 믿음의 여정에 이런 행동을 한다면 더 좋은 믿음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묵상하게 하는 복음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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