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4주간 수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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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3-13 | 조회수111 | 추천수3 | 반대(1) 신고 |
2024년 03월 13일 수요일 [사순 제4주간 수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주님께서 나를 버리셨다. 나의 주님께서 나를 잊으셨다.” 극한의 절망 속에서 부르짖는 이스라엘에게 하느님께서 선언하십니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어머니와 자녀는 같은 살과 피를 나눈 관계이므로 결코 서로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보다 더 강한 유대가 바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임을 선언합니다. 특별히 복음에서는 이러한 유대가 아버지와 아들의 ‘동질성’으로 드러납니다. 아들이 이 세상에 온 이유는 아버지의 일을 하기 위해서이고, 따라서 아들의 일은 곧 아버지의 일입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오늘 본문 내용 바로 전에 벳자타 못에서 일어난 치유 사건으로 유다인들이 분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안식일을 어기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당신 아버지라고 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그렇게 친밀한 사이로 규정한 적이 없는데 감히 하느님과 자신을 ‘부자’ 사이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동질성’까지 선언하니 불쾌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살펴본 것처럼 오늘 독서에는 ‘어미와 젖먹이’의 관계보다 더 긴밀한 관계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맺는 관계 가운데 가장 치열하고도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요구되는 관계가 부모와 자녀 관계입니다. 최고의 사랑과 희생, 기대와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보다 더한 사랑을 우리에게 가지고 계시고, 그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완성됩니다. 무엇보다도 큰 사랑이기에 가장 큰 고통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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