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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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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20 조회수331 추천수5 반대(0)

댈러스로 와서 몇 가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보일러에 가스가 새어나와서 새 보일러로 교체했습니다. 음식물 분쇄기가 고장 나서 새 분쇄기로 교체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누수가 있었고, 싱크대 바닥도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37년 전에 크라운을 했던 안쪽 어금니도 통증이 있어서 치과에 갔더니 발치를 해야 한다고 해서 발치했습니다. 다행히 맨 안쪽이라서 새로 해 넣지는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형제님들과 대화하는 중에 사제관이 나의 군기를 잡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형제님 중 한 분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사제관이 신부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모양입니다. 덕분에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사제관이 저를 환영하기 위해서 그런 일들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한결 편해졌습니다. 맞습니다. 세상 일, 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가 늘 걱정이 한 가득이었습니다. 비가 오면 짚신 장수 아들의 짚신이 안 팔릴까 걱정이었습니다. 해가 나면 우산 장수 아들의 우산이 안 팔릴까 걱정이었습니다. 따뜻한 이웃이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비가 오면 우산 장수 아들의 우산이 잘 팔리니까 좋지요? 해가 나면 짚신 장수의 짚신이 잘 팔리니까 좋고요.” 맞습니다. 생각하나 바꾸면 몸도 마음도 한결 편해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많은 것들을 주었습니다. 느닷없이 정든 고향을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어야 하나 아무런 목적도 없이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니 그저 따랐을 뿐입니다. 조카 롯과 함께 사는데 살림이 늘어나니 조카의 사람들과 자주 분쟁이 생겼습니다. 양들은 늘어나는데 땅이 좁았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조카 롯은 비옥하고, 기름진 땅을 선택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척박하고, 모래가 많은 광야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조카 롯이 선택한 땅은 소돔과 고모라였습니다. 비록 기름지고 비옥했지만, 그곳에는 하느님의 뜻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살았습니다. 아브라함은 낯선 손님을 정성껏 대접했습니다. 그러자 손님은 아브라함에게 자녀가 생길 것이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100세에 아들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하느님께서는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늘이 노래졌을지도 모릅니다. 100세에 얻은 아들, 금쪽같은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고 하시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니 순종하였습니다.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생각하면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군기를 잡은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특별히 사랑을 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모든 일들 속에서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영광을 생각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아브라함을 특별히 축복해 주셨습니다.

 

사랑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분은 결혼하고 몇 년 후에 남편께서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우연히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남편은 깨어났습니다. 깨어난 남편은 몸은 깨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깨어난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짜증을 내는 그런 남편을 23년간 수발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남편만으로도 힘에 벅찬데 시어머니께서도 쓰러지셔서 한집에 2명의 중환자를 돌봐야 하는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도 10년 이상 돌봐드려야 했던 그 분은, 왜 하느님께서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원망을 참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병중에 시어머니도 세례를 받아서 함께 묵주기도를 했지만, 원망과 고통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께서 마지막으로 그분의 품에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하느님 품으로 가셨고 조금 숨을 돌리나 했는데 이제는 본인이 암에 걸려서 큰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남편 복도 없었고, 시어머니 복도 없었는데 자신까지 암에 걸렸으니 정말 하느님께 대한 원망이 컸다고 합니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와서, 하느님께서 이렇게 많은 고통과 십자가를 주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 하신 말씀은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도 우리의 물리법칙에 따라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의 관점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긴 겨울을 참아내며 꽃을 피워내는 나무처럼, 신앙인들은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의 꽃을 피워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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