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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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4-03-22 | 조회수115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24년 03월 22일 금요일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성주간을 앞두고 오늘 독서와 복음은 ‘폭력’에 대한 내용들을 전합니다. 독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향하여 주변의 모든 이가 적대감을 드러내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군중(직역하면 ‘많은 사람’)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복음도 팽팽한 긴장과 불안으로 시작됩니다. “그때에 유다인들이 돌을 집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이유는 바로 전에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요한 10,30)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도발과 위협의 긴장감 속에서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어떤 일로 나에게 돌을 던지려고 하느냐?”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에”라고 하면서 그 ‘모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당신은 사람이면서 하느님으로 자처하고 있소.” 모독이라는 낱말은 그리스 말로 ‘블라스페미아’로,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고 치욕스럽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과연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명예를 훼손하시거나 치욕스럽게 하신 일이 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될 터인데, 그분께서는 오히려 당신께서 행하신 모든 기적과 가르침이 아버지를 증언하고 드러낸 일이었음을 주장하십니다. 이스라엘의 기득권자들을 긴장시키고 불안하게 한 사건들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역으로 환기시키고 계신 것입니다.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은 언제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여 살기를 내뿜습니다. 논리가 통하지 않으니 물리적 학대와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향하여 돌을 던지려 아무도 모르게 손을 움켜쥔 채 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손에 움켜쥐고 있던 돌을 조용히 내려놓을 시간입니다. 성주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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