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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사람의 영원한 본보기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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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28 조회수181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리스도 예수님”

-예닮의 여정-

 

 

“그리스도 예수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제 예닮기도중 한 대목으로 주님 사랑을 고백하며 강론을 시작합니다. 성주간 수요일 삼종기도후 교황님의 가르침의 주제는 “인내”였습니다. 인내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제공합니다. 말그대로 인내의 사랑입니다. 교황님은 참으로 주요한 덕이 인내이며 우리가 인내의 부족을 정직하게 인정하자고 말씀했습니다. 

 

인내는 필요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인내로 부름받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인내했다면 신자들은 참으로 인내하도록 불림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인내하는 본보기를 관상하라고 교황님은 우리를 격려했습니다. 인내는 제 “예닮기도”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강조됩니다.

 

“주님, 이제 당신을 닮아,

 온유와 겸손, 인내의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소망이오니,

 간절히 청하는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아멘.”

 

오늘은 성주간 목요일입니다. 주님 만찬 성목요일 저녁미사로부터 시작된 성삼일 전례는 부활주일의 저녁기도로 끝납니다. 오늘의 강론 주제는 “참사람의 영원한 본보기-그리스도 예수님-예닮의 여정”입니다. 옛 어른의 오늘 3월28일 말씀도 참사람이 되는데 유익한 도움이 됩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나를 잃고 남을 잃는 길이다. 만장일치란 사람에 대한 모독이다.”: 다산

 “군자(君子)는 조화를 이루되 같음을 강요하지 않고(화이부동和而不同)’, 소인(小人)은 같음을 강요하면서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동이불화同而不和)”:논어-

하나하나 고유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며 이런 생각을 지닌 이들이 군자요 참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참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웁니다.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누구나 선물로 받은 인생이요 참사람이 되는 평생과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참사람이 되는 공부보다 더 중요하고 힘든 공부도 없습니다. 저절로 참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은총과 더불어 부단한 분투의 수행과 노력을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답은 사랑뿐입니다. 사랑밖에 길이 없습니다. 역시 사랑의 선택, 사랑의 훈련, 사랑의 습관화입니다.

 

첫째,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하십시오.

참사람의 영원한 본보기는 그리스도 예수님뿐입니다.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예수님 덕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세상에 살 희망이 생깁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에 항구할 때 비로소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서 벗어나 빛의 사람, 참사람의 실현입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이 참 은혜롭습니다. 우리 삶의 영원한 본보기인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드러납니다.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참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감동을 선사하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새삼 사랑하라 주어진 인생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선물하신 하느님에 대한 감사의 응답이 사랑입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 역시 그의 규칙서 두 가운데서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습니다.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성규4,21)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께서는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것이다.”(성규72,11-12)

 

둘째, 서로 섬기십시오. 

서로 섬기는 사랑, 겸손한 사랑, 순수한 사랑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사랑입니다. 도대체 무릎을 꿇고 사람들 발을 씻어 주는 하느님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지요! 하느님 친히 예수님을 통해 그 사랑의 절정을, 겸손의 절정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 사랑의 영원한 모델입니다. 

 

예수님이 세상을 떠나시며 남겨주신 참 좋은 선물, 참 사랑, 참 사람의 본보기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일입니다. 세상에 이보다 아름답고 거룩한 장면도 없을 것입니다. 영원한 감동과 더불어 우리의 부족한 사랑을 마냥 부끄럽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그리스도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적 사랑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일입니다. 새삼 깨닫는 사실은 예수님뿐 아니라 우리의 삶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는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임을, 또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라 생명으로 넘어가는 과정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이 주님의 진짜 유언입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종파를 초월해 모든 인류에게, 특히 각계 각층 지도자들은 물론 나라나 세계 지도자들에게 주시는 간곡한 당부가  섬김의 사랑입니다. 살아갈수로 날로 하느님의 집에 돌아갈 날이 가까워짐을 깨달을 때 섬김의 사랑에 박차를 가할 수 뿐이 없습니다. 새삼 제가 늘 강조하는 바, 깨어 내 인생여정을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로 압축하여, 일년사계(一年四季)로 압축하여 어느 시점(時點)에 위치해 있겠는가 확인해 보자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거품이나 환상이 걷힌 본질적 삶의 깊이를, 하늘 나라를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파스카의 미사전례를 사랑하십시오.

사랑의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면서 참 좋은 최고의 선물, 둘을 남겨 주셨습니다. 하나는 앞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드리는 겸손한 사랑, 섬김의 사랑의 모범이요, 이어 하나는 이 거룩한 파스카 미사전례입니다. 탈출기에서 강조되는 공동체 전례인 파스카 축제입니다.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자유에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탈출을 기념하는 파스카 축제입니다. 결코 잊어선 안되는, 반드시 파스카 전례를 통해 늘 기억을 새롭게 해야 하는 파스카 해방 사건입니다. 이스라엘 온 공동체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이스라엘 공동체 형성에, 신원확립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것이 바로 끊임없이 거행되는 파스카 축제였습니다. 구약의 파스카 축제는 신약의 파스카 축제로 이어집니다. 과거의 파스카 해방 사건을 늘 현재화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파스카 축제 인생을 살게 하는 파스카 미사전례은총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이 바로 파스카입니다. 파스카 예수님의 참 좋은 파스카 축제의 미사전례요 바로 제2독서가 이를 입증합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적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문득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 me not)”라는 물망초(勿忘草)의 꽃말이 생각납니다. 삶은 기억과의 전쟁입니다. 늘 세상 끝날까지 주님을 잊지 말고 기억하여 미사를 봉헌하라는 것입니다.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만들어 주는, 구원의 기억을 늘 새롭게 하는 이 거룩한 공동미사전례의 은총입니다. 파스카 미사축제의 은총이 우리 모두 파스카의 꽃, 사랑의 꽃으로 살게 합니다.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 

 사랑의 꽃이다

 그만의 

 색깔, 향기, 크기, 모양으로

 평생 

 끊임없이

 세상 떠날 그날까지

 날마다 새롭게 폈다 지는 

 사람은 꽃이다

 주님 파스카의 꽃, 사랑의 꽃이다(2022.6.9.).”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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