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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서 아침을 먹어라.”>_이영근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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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04 조회수168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두 번씩이나 발현하셨건만, 제자들은 자신들의 사명을 깨닫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전히 절망에 빠져있고, 과거의 생업이었던 고기 잡는 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밤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주셨건만, 그들은 자신들의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그물을 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절망과 실의에 빠져 엉뚱한 곳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제자들의 삶의 현장으로 찾아오시어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 쪽에 던져라.”

(요한 21,6)

그들이 그렇게 하자,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이 잡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 날 아침을 열치시고 오시어,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서 식사를 준비하시고 부르십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

(요한 21,12) 

주님을 먼저 알아본 이는 요한이었지만, 그분께 먼저 달려간 이는 베드로였습니다. 

요한은 관조적이고 베드로는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한은 사랑을 받은 이가 되고, 베드로는 일을 맡은 이는 이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른 것은 와서 시중들라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께서 그들에게 시중을 드시려고 부르신 것입니다. 

 

사랑하시려고 부르신 것입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게 하고 깨우쳐주고자 하신 것입니다. 

비록 제자들은 당신을 버리고 도망쳤지만, 그리고 절망과 실의에 빠져 있지만, 당신께서는 그들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숯불에 구운 물고기’는 수난 받으신 당신의 몸을 드러내줍니다. 

‘빵’은 십자가에서 찢어지고 바수어진 당신의 몸을 드러내줍니다. 

그렇게 당신 자신을 바쳐 부활생명을 담은 사랑의 아침 밥상을 차려주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먼저 당신의 밥상을 받아먹는 일입니다. 

그것은 먼저 베풀어진 당신의 시중을 받는 일, 먼저 베풀어진 당신의 사랑을 먹는 일입니다. 

그래야 당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당신의 향기를 뿜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신이 주님이시라는 사실이요, 당신의 사랑을 아는 일이요, 그리고 그 사랑을 먹는 일입니다. 

그래야 그 사랑을 증거하고 부활생명을 증거하게 될 것입니다.

 

곧 저희의 삶으로 당신께 상을 차려 올려야 할 일입니다.

형제를 섬김으로 생명의 밥을 짓고, 말씀의 시중으로 반찬을 마련해야 할 일입니다.

희망과 믿음과 사랑의 국을 끓이고, 의탁과 내맡김의 생선을 구워 드려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삶으로 상을 차려 올리는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와서 아침을 먹어라.”

(요한 21,12)

 

주님!

이 아름다운 아침, 당신이 차려주신 생명의 밥을 먹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당신 생명과 사랑을 먹고 자란 제가 종일토록 당신의 색깔을 내고, 당신의 향기를 품게 하소서.

오늘 저의 삶이 당신께 차려 올리는 밥상이 되게 하소서.

형제 섬김으로 생명의 밥을 짓고, 말씀 시중으로 반찬을 마련하게 하소서.

희망과 믿음과 사랑의 국을 끓이고, 의탁의 생선을 굽게 하소서.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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