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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부활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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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06 조회수144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마르 16,9-15)

 

각자 다 자기 믿음의 한계나 근거가 있다. 그 예다. 메뚜기와 개구리가 함께 지내며 잘 놀았다. 가을이 되자 개구리는 메뚜기에게, ‘, 날씨가 추워지니 내년에 다시 만나.’라고 했다나. 그러자 메뚜기는, ‘개구리야, 내년이 뭐니?’라며 묻는다. 개구리는 내년이란 추운 겨울이 가면 찾아오는데, 그것이 내년이라고 있는 말 없는 말 보태 일렀다. 그러나 메뚜기는 결국은 이해 못했다. 겨울을 지내지 못했기에. 한 철만 잘 지내다 보니, 겨울지난 그 이듬을 어찌 알 리가.

 

그러나 메뚜기가 모르는 겨울은 있다. 보고 만지야만 있는 게 아니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이다. 꼭 알아야만 믿음이 아니다. 그저 아는 것도 있으리라. 어쩌면 신앙은 새 출발의 행위이다. 더구나 신앙의 신비인 부활은 새로운 출발이라는 게 제격이다. 귀찮은 일이 제대로 풀리고 짜증과 분노가 사라지는 다시 시작하는 자세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주간 첫날 새벽에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셨다. 그녀는 예수님 제자들에게 이를 전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듣고도 믿지 않았다.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직접 나타나셨다. 그리고는 그들의 불신과 완고함을 꾸짖으시면서 이르셨다. “너희는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어떤 면에서는 참으로 무모한 명령이다.

 

어쩌면 당신 부활을 제대로 믿지 않는데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기에. 그런데 이게 결코 무모한 게 아님을 알게다. 불가능 가능 그 경계가 무너져, 지금껏 이어졌으니까. 또 베드로를 비롯한 많은 이가 죽음을 무릅쓰고 부활을 전하였기에. 사실 이는 그분도 믿음이 부족한 제자들을 끝까지 신뢰하셨기 때문이리라. 변화는 은총을 받아야만 일어나리라. 은총 없이는 새로움이 불가능하니까. 아무리 애써도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니까.

 

마리아 막달레나,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 그리고 식탁에 모여 있던 열한 제자들은 모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저마다 지녔던 불신의 벽을 깨는 예수님 말씀에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났다. 이렇게 믿음은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새로운 감각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수많은 삶들 속에 숨어 있는 하느님의 이 섭리를 읽어 낸다면 이 얼마나 좋을까? 부활은 눈귀를 덮고 있는 세속의 감각을 잠시 멈추고, 하느님을 향하는 영적 감수성을 되찾을 때 체험될 게다.

 

따라서 주님께서 하시겠다면 될 게다. 그래서 예수님은 반복해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다. 부활을 확인시키고, 그 삶을 살라는 뜻에서 그렇게 하셨으리라. 스승의 발현으로 그들은 변화의 참 모습이 주님이심을 깨닫는다. 당신 제자들에게 직접 나타나셨던 그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곧잘 드러내신다. 우리도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뵐 수 있어야 하리라.

 

기독교 교리를 나름으로 총 정리한 바오로 사도도 믿음은 들음에서 온단다. 이처럼 우리의 믿음도 사도들의 증언에서부터 시작하여 들음으로, 다시 믿음으로, 또 증언으로 이천 년 내내 아름아름 이어진 신앙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시라는 사실이야말로 복음, 곧 기쁜 소식이며 희망의 원천이다. 이 신앙의 신비를 확실히 믿기 위해서 우리는 또 다른마리아 막달레나가 되어야만 한다. 불신과 완고함을 버리고 부활과 영생을 믿으면, 그분은 우리에게도 분명히 나타나리라. 우리도 주님 부활을 온 세상에 선포하면서 부활 신앙을 살면 참 좋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부활,믿음,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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