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비밀 수도승의 시간에는 조직과 리듬이 있다. 어떤 의사가 수도승의 하루를 바이오 리듬과 비교해 보고, 이 둘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심지어 종교학자 에른스트 벤츠는, 수도승의 시간 리듬이 현대의 정확하고 철저한 시간 개념 과도 일치한다고 했다. 수도승들은 바오로 성인의 "시간을 잘 쓰십시오" (에페 5,16;콜로 4,5) 라는 경고를 따랐던 것이다. 실제 시간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값진 재산이다. 그리고 시간은 짧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렸다. 그들에게 시간은 항상 빠듯했다. 예수님은 갑자기 오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 하느님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죽음의 명상meditatio mortis, 즉 의도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응시하는 연습은 우리가 시간의 가치를 분명하게 느끼고 매 순간을 의식하며 살도록 도와준다. 이 순간이 마지막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네딕도 성인은 매일 죽음을 눈앞에 보도록 제자들을 가르치셨기에 수도승들은 매 순간을 거룩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수도승들은 시간의 비밀을 탐구했다. 내가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내가 지금 숨을 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내가 나를 느낀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이렇게 하여 죽음에 대한 명상은, 순간을 의식하며 살도록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성을 깨닫도록 인도해 주었다. 수도승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 유한한 시간 속에서 영원을 알아보고 이 세상에 계시는 하느님 사랑의 흔적을 매 순간 남기는 것이다. Buch der Lebenskunst 「삶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 -이온화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