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기뻐하시오. 은총을 입은 이여, 주님께서 함께 계십니다.”>_이영근 신부님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평화가 너희와 함께!」_반영억 신부님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08 조회수197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기쁨에 찬 인사말을 전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오늘 복음은 가브리엘 천사와의 세 번의 대화를 통해 마리아께서 어떻게 자신의 신원과 소명을 알아듣고 응답하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대화는 천사의 인사말에 대한 마리아의 당황, 곧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입니다(루카 1,29). 

둘째 대화는 천사의 아기 잉태 예고와 그 아기의 신원과 소명에 대한 마리아의 물음, 곧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라는 물음입니다. 

셋째 대화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마리아의 응답, 곧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응답입니다. 

이 대화를 통하여, 마리아의 깨달음 역시 세 가지라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지금 이 일을 하시고자 하는 분이 누구인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성령이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고 거룩한 하느님의 아들이 탄생하는 이 일은 다름 아닌 '하느님이 하시는 일'임을 깨달음입니다. 

둘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신원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주님의 여종'임을 깨달음입니다. 

셋째는 자신의 소명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는 ‘아기 잉태’를 원하신다는 것이며, 바로 이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깨달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소명에 마리아께서는 어떻게 응답하였을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그분의 사랑을 허용하는 일, 곧 그분께서 당신의 사랑을 내 안에서 이루시도록 나 자신을 그분께 허용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수락하고, 그분의 사랑을 수락하고, 그분의 사명을 수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름하여,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예'(fiat)라는 동의, 곧 받아들임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은총이 나에게 파고들도록 자신을 그분께 승복하는 일이었습니다. 

곧 당신께서 원하신 바를 내 안에서 하시도록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승복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화답송처럼 “주님, 당신 뜻을 따르려 이 몸이 대령했나이다.”(시편 39,8)라고 말하는 것이요, 제2독서에서처럼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왔습니다.”(히브 10,9)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분께 결혼의 단란함과 미래뿐만이 아니라, 율법의 위반자로서 목숨까지도 내어드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일이었습니다. 

나아가서 그것을 희망하고 바라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그분만이 자신의 전부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이름하여, 말씀에 대한 '믿음'의 봉헌이었습니다.

그분의 희망 안에 일치를 이루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마리아의 소명은 구세주의 구원 은총을 입은 우리 모두의 소명이요, 교회의 소명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이요, 그 사랑을 믿고 따르는 일이요, 먼저 받은 바로 그 사랑으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실상 필요한 한 가지는 임이 나를 사랑하도록 허용하는 일, 임의 사랑에 나를 승복하는 일, 임이 온전히 나를 사랑하도록 나를 온전히 내어주는 일, 사랑에 앞서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 하여, 받아들인 그 사랑으로 사랑하기, 임으로 임을 사랑하기입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내 안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아주는 이가 있다는 이 사실이 그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우리는 참으로 기쁘고 행복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