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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명할 수 있기를 기도 합니다」_반영억 라파엘 신부님_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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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08 조회수162 추천수1 반대(0) 신고

 

 

일상적으로 합리적인 말을 하면 알아듣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고집불통도 있습니다만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말을 하면 그에 따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상식에 어긋나고 비합리적일 뿐 아니라 이해하기 어렵지만, 하느님의 뜻으로 믿고 따르는 때도 있습니다. 신앙의 선조인 아브라함은 일가친척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했고 아들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는 역할을 했던 모세도 처음에는 할 수 없다고 했지만, 하느님의 도구로 충실했습니다. 기드온은 하느님을 믿고 불과 삼백 명으로 십오만 병사에 대항하여 싸웠습니다. 요셉은 임신한 약혼자와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성령으로 말미암은 잉태라는 꿈의 현시를 받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1,30).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마리아는 이해되지 않는 이 말씀에 결국은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바로 이것을 순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구원의 역사는 순명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것에 따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순명이라 하지 않습니다. 비합리적 비상식적, 비논리적이라 생각되어도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계획하시고 인간의 협력과 동의로 구원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세상은 바로 마리아의 믿음과 믿음에 따르는 순명으로 인하여 구세주의 탄생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의 풍습을 생각하면 약혼한 처녀가 부모도 모르고 약혼자도 모르게 임신하여 배가 불러온다는 것은 돌에 맞아 죽어야 할 처지가 됩니다. 그렇다면 마리아의 응답은 죽음을 각오한 대답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순명은 인간이 바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바칠 것을 다 바친 것입니다. 우리도 성모님의 마음을 닮아 하느님의 뜻 앞에서는 미루지 않는 결단을 내려 협력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루카1,37). 하지만 인간의 협력을 요구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결코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복종 없이 천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이현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유의지를 가진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걸작품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디이든 주님의 뜻에 기꺼이 순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면 그 자리에 하느님께서 분명히 역사하십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당신이 쉼을 원하시면 저는 사랑으로 쉬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일하라고 명을 내리시면 저는 일을 하면서 죽고 싶습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일상 안에서 언제든 주님의 말씀에 순명할 수 있는 믿음을 더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순간순간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용기 있게 선택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는 연장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연장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고자 하십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도구, 연장이 되는 기쁨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1,35). 하였습니다. 바로 그 성령께서 오늘 우리에게 내려오시고 높으신 분의 힘이 우리를 덮어 죽기까지 주님의 말씀에 순명 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어머니, 그 누가 십자가 없이 천국을 바라리오

 

어머님

인간으로 볼 때 당신처럼 불행한 사람이

인류 역사상 또 있겠습니까?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

천상의 이 말을 듣고나서

당신의 역사는 얼마나 파란이 많았습니까?

남편 요셉에 대한 걱정,

말구유에서 아들의 해산,

이집트로 피난,

마침내 십자가 곁에서

외아들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당신에게

그보다 더한 십자가가 있었겠습니까?

성총을 충만히 받는다는 것이란

반드시 지상의 행복이나 평화를 받는 것이 아님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육신의 안락은 물론

정신적 안락을 의미하는 것도 아님을 알았습니다.

어쩌면 그 반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총을 구하는 것은 오히려 지상에서 고통을.

십자가를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원죄없이 잉태한 당신이

여인 중에 총복을 받으신 당신이.

누구보다 가혹한 십자가를 져야 했고

누구보다 처참한 고통을 받았거늘

그 누가 십자가 없이 천국을 바라리오! -배문한 신부-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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