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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작은 거라도 봉헌하면 / 부활 제2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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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12 조회수193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작은 거라도 봉헌하면 / 부활 제2주간 금요일(요한 6,1-15)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스 건너편서 예수님께서 고민하셨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어디서 살까?” 예수님께서 이르시자, 필립보는 조금씩이라도 먹이려면 어림잡아 이백 데나리온어치 빵이 있어야만.”이라고 대답한다. 이는 해 볼 도리가 없다는 태도이다. 그렇지만 안드레아는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소년을 데려온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자리 잡게 해라.’라고 이르셨다. 당시 아마도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쯤 되었다. 예수님은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나누어 주셨다. 물고기도 그렇게 하시어 그들에게 원하는 대로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버려지지 않도록 남은 것들을 모아라.’라고 말씀하셨다. 먹고 남긴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 배부른 이들이 술렁인다. ‘이분은 오시기로 되어 있는 그 예언자시다.’라는 눈치다. 이렇게 배부르게 하신 분이시라면 억지로라도 임금으로 모셔야 한다나. 그분은 아마 광야에서의 유혹을 기억하셨을 게다. 영광을 주겠다며 돌을 빵으로 만들라고 하던 악마의 속삭임을 들으셨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들을 피해 산으로 홀로 기도하러 가셨다.


그렇지만 우리가 과연 어떠한지? 어떤 행사를 치르고 나면, 별것 아닌데도 꼼꼼하게 반응을 살필게다. 칭찬과 인정받고 싶어 하며, 다른 이들의 평판에 휩싸이게 되리라.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홀로 한적한 산으로 가신다. 당신의 위치를 다시 찾으시려고. 우리도 이러해야만 할게다. 아무리 큰일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하여도, 다시금 차분하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만 한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장정만도 오천 명쯤 되는 이를 먹인 기적 같은 이야기이다. 그 많은 이에게 고작 그것들이 무슨 소용을? 여기서 그 아이가 가졌다는 게 안드레아의 눈에 뜨였다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연 그들이 먹을 정도 가진 이가 어디 아이 하나였을까? 예수님 말씀에 호수 건너편서 아이까지 데려온 그 어른들이 가졌다는 게 고작?


아마도 어른들은 자기가 가졌거나 준비하신 것들에 대해서는 아예 봉헌조차 생각하지 않았을 게다. 그만큼 자기들이 가진 것으로는 도저히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는 자기 계산에 빠졌을 것이기에. 계산 빠르고 앞가림 잘하는 어른들이 자기의 것을 이렇게 꼭 움켜쥐고 있을 때, 멋모르는 순수한 아이가 가진 것만을 예수님께 봉헌된 것이다.


장정만도 오천 명쯤 되는 이들이 예수님을 따랐다. 그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어디에서 구할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나타났다. 누가 보아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 여겨지는 반문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미약하고 터무니없이 작은 것들, 그래서 쉽게 무시당하고 버려지는 것에서 당신 일을 하신다. 작은 것에서 시작하여 거대한 결과를 이루시는 것, 그게 우리 하느님의 일상의 일이기도 하다.

 

사실 그날의 갈릴래아 호수 건너편의 표징의 시작은 그 많은 이에게는 있는 둥 마는 둥 했을 게다. 그러나 일단 예수님 손에 쥐어지자 모두가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 그분께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기꺼이 받으시어, 그것을 유용하게 쓰신다. 이 점 늘 주목하자. 그렇다. 어쩌면 우리가 가진 그대로를 주님께 드리려하지 않기에 이런 나눔의 기적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지도.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예수님 생각하면서, 정성스레 봉헌을 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빵,장정,오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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