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_반영억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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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4-04-13 | 조회수21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나를 지켜줄 후원자가 있다면 행복합니다. 그러나 드러내 놓지 않고 남모르게 후원하는 이도 있습니다. 후원받는 이들은 누가 후원하였든 든든한 그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쁨을 간직할 수 있고 하고자 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마음껏 노력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늘 지켜주고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그것은 신나는 일이고 힘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후원자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실망하거나 좌절할 이유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산에 올라가시어 기도하셨는데 어둠이 짙어졌을 때 큰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어 배에 있는 제자들에게로 가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께서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6,20).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습니다”(요한6,21).
여기서 어둠은 세상의 빛(요한8,12)이신 예수님 없이는 어둠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배가 원하던 곳에 닿았다는 것은 자연의 힘, 파괴하는 힘이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님 행위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모든 방해물과 모든 거리를 넘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람의 위력, 그 어떤 혼돈의 소용돌이에 아랑곳하지 않으십니다. 바람에 휘둘리고, 물결에 흔들리는 것은 바로 우리이고, 그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 인생 항로도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기치 않은 바람과 물결의 위기 상황을 당할 때 주님이 어디 계시냐고 투덜댑니다. 위기에 처하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안에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하시는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 앞에서는 어떤 바람이나 물결도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사실, 문제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은총의 기회입니다. 시험은 좋은 것입니다.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예수님만을 의지하며 갈망한다면 우리는 평정을 되찾을 것이며 어느새 가려던 곳에 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하려고 해도 걸림돌이 많습니다.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하려고 해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지금 당장 희생하고 베푸는 것이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하느님을 몰랐더라면 더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포기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반드시 주님께서 넘치도록 갚아주신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종이든 자유인이든 저마다 좋은 일을 하면 주님께 상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두십시오”(에페6,8). 사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밑지고 손해 보고 불이익을 당할지라도 하느님을 선택하십시오. 희생은 주님 사랑의 표징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하시며 나를 지켜주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에 추호의 의심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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