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3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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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4-04-14 | 조회수420 | 추천수8 | 반대(0) |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이 있습니다. 파란 빛에서 나온 쪽빛이 더욱 파랗다는 뜻입니다. 기성세대는 다가오는 세대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지만, 다가오는 세대는 그들만의 능력과 창의력으로 그들에게 주어지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과학, 기술, 산업, 정보의 분야에서 인류는 분명 청출어람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의미도 잘 모르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양자공학, 로봇 등과 같이 인류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신문사를 떠난 지 2달이 되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터널도 있었고, 구독자의 감소도 있었고,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후임 신부님에게 인수인계를 하면서 미안함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저의 기우(杞憂)였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맞았습니다. 신부님이 새롭게 단장한 홈페이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속도도 빨라졌고,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하였습니다. 제가 구축했던 홈페이지가 연탄 보일러였다면, 신부님이 새롭게 단장한 홈페이지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가스보일러 같았습니다. 주교님께서 뉴욕에 더 있고 싶으면 있으라고 하였지만, 제가 떠나온 것이 신문사를 위해서도, 저를 위해서도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늘나라의 인사이동 때문에 예수님께서 떠나신 것은 아니지만,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청출어람’을 기대하셨습니다. 비록 나약하고, 두려움 때문에 다락방에 숨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믿어 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숨어 있는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떠나시면서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성령은 제자들과 함께 하셨고, 교회와 함께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사’를 남겨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빵을 먹으면서, 잔을 마시면서 예수님의 말씀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을 기억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였고, 그의 설교로 세례를 받은 신자가 3,000명이 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신학과 교리의 토대를 세웠습니다. 선교를 통해서 이방인을 위한 교회를 세웠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것처럼 마귀를 쫓아내었고, 병자를 고쳐 주었습니다.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갈릴래아에서 시작된 교회는 당시 세계의 중심이었던 로마에까지 전파되었습니다. 사도들은 기도하는데 전념하기 위해서 7명의 부제를 선발하였습니다. 7명의 부제들은 빵을 나누고, 재정을 관리하였습니다. 그런 부제들 중에도 청출어람이 있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보았던 ‘스테파노’부제입니다. 스테파노 부제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스테파노 부제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스테파노 부제는 지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순교할 수 있었습니다. 스테파노 부제는 첫 번째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아집과 ‘내가 다 할 거야!’는 욕망이 만나면 공동체는 분열과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공동체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말도 맞는 말입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는 아집과 욕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더 힘들고, 더 어려운 곳을 향해서 기꺼이 떠날 수 있었던 겸손과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청출어람’들에게 신념과 열정과 지혜를 주셨습니다. 이제 막 새로운 직무를 시작한다면 청출어람이 될 수 있도록 성령께 청하면 좋겠습니다. 열정과 헌신을 다 했다면 박수 칠 때 떠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스테파노를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처럼 보였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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