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매너리즘 극복하기
황중호 신부
복음을 묵상할 때 좋아하는 구절을 만나면 신이 납니다.
하지만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묵상을 하면 계속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게 되고 늘 하던 대로 기도하게 됩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듯, 게으름과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열정은 무기력과 함께 식어버리고, 감동이 없는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약속된 땅을 향해 떠났듯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말이죠.
다 내려놓고 비워내면 주님의 빛은 순간의 번쩍임만으로 우리 삶을 다시 가득 채웁니다.
제자들은 스승님의 죽음에 절망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오히려 유령을 보는 줄 알고 무서워 떨었습니다.
그들의 지난 깨달음과 믿음은 무엇이었을까요?
예수님은 차근차근 다시 말씀을 풀이해주십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루카 24,45)
주님의 두드림으로 열린 마음은 우리의 편협한 생각들을 비워내고, 비워진 그 자리에 하느님 말씀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시어 보이는 것 너머의 신비로 이끌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두려워하지 말고 빈손으로 떠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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