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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반영억 신부님_부활 제3주간 목요일(요한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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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4-17 조회수250 추천수2 반대(0) 신고

 

 

살아있는 생명의 빵

 

저의 어린 시절 신앙생활은 신부님께서 상주하지 않으시는 ‘공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주일이면 성당에 가라고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때로는 가기 싫었지만, 꾸중을 듣지 않기 위해서 갔고, 밭에 나가서 풀을 뽑는다든지 집안일을 도와야 하는 때가 되면 그것이 하기 싫어서 성당에 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속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잘 보이려고 정말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공소회장님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었지만 저는 그때 이미 신부가 되었습니다. 함께 어울리며 지내던 회장님 아들도 신부가 되었고 한 자매는 수녀님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은 시골 공소였지만 결코, 작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웃을 통하여 신앙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 이끌리는 것은 선물입니다. 믿음은 나도 모르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물론 인간적인 응답을 요구하지만, 하느님께서는 한 순간, 순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하여 우리를 믿음으로 부르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요한6,44).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먼저 불러주셨기에 응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을 부름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야말로 은총입니다. 일상의 평범한 삶 안에서 나를 부르시는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선물을 통하여 생명의 빵으로 다가오시는 아드님 예수님을 새롭게 만나길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요한6,47).고 선언하시고 “나는 생명의 빵이다…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6,48,51).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도 성체성사를 통하여 살아있는 영적 양식을 제공하여 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당신 안에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음을 선포하시며 우리를 부르셔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비로소 효과 있는 은총으로 역사하십니다. “우리가 영성체에 임할 때 모두 같은 주 예수님을 모십니다. 그러나 다 같은 은총을 받고 같은 효과가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차이는 준비된 마음 자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영성체에 임하는 사람과 예수님 사이에 더 많은 유사성이 있을수록 영성체의 결실도 더 좋은 것입니다”(성 안토니오 마리아 클라렛). 고해성사는 영혼과 예수님과의 유사성을 회복시켜 주는 매우 훌륭한 방법입니다. 준비된 마음으로 살아있는 생명의 빵을 모시길 바랍니다.

 

영국의 위대한 총리 토마스 모어는 매일 미사참례를 하여 성체를 모셨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수많은 국정의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는 “내가 신경을 써야 할 일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나는 예수님과 함께 할 때 생각을 정리하기가 쉽습니다. 하느님을 거스르게 될 기회들도 많지만, 나는 매일 예수님으로부터 힘을 얻어서 그 악의 기회들을 멀리할 수 있습니다. 나는 매우 어려운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 빛과 지혜가 필요한데 매일 영성체를 통해 예수님과 그것을 상의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나의 위대한 스승이십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모심으로써 그 안에서 빛과 지혜를 얻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얻어야 하겠습니다.

 

“별로 할 일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영성체를 자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매우 할 일이 많은 사람도 영성체를 자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더 많이 영성체를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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